나홀로 해외여행/2024.01 삿포로&오타루

[일본 오타루] 둘째 날(3) : 눈 내리는 오타루 만끽하기 (르타오 카페, 오르골당)

살랑살랑봄봄 2024. 1. 3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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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골당을 향해 쭉 뻗어있는 길을 따라 들어선 아기자기한 상점들을 구경하며 걸었다.
눈 내리는 오타루의 골목은 동화 속 마을처럼 작고 아늑하게 느껴졌다.

오르골당을 향해 쭉 뻗어있는 거리
눈 속에 파묻혀버린 간판


그러던 와중에 한 친구가 커피 마시고 싶다는 얘기를 꺼냈고, 우리는 카페를 찾기 시작했다.
1888년에 도쿄에서 처음 문을 열었다는 카페, 카이사칸(可否茶館)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대기가 얼마나 길어질지 몰라 아쉽지만 포기하고, 그 옆 르타오에서 운영하는 카페, '파토스(PATHOS)'에서 커피를 마시기로 했다.

https://maps.app.goo.gl/VNU8XTus4ebiYQZ98

 

 

 

 


건물 전체를 르타오가 사용하고 있는데, 1층에서는 선물용으로 좋을듯한 르타오 디저트들이 진열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카페와 좌석이 있었다.
2층은 전체 공간을 모두 카페로 사용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1층에 자리가 비어있길래 여기에 자리를 잡을까 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들락거리면서 문이 닫힐 새가 없이 찬 바람이 들어오길래 조금 기다리더라도 따뜻해 보이는 2층 파토스로 자리 잡았다.
15분 정도 기다린 후, 테이블로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르타오 파토스 카페 내부


르타오는 홋카이도, 그중에서도 오타루를 대표하는 디저트 브랜드인데 '르타오 치즈케이크'는 일본뿐만 아니라 마켓컬리에서도 판매할 만큼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하다.
(다만 일본에서만 르타오 케이크를 사 먹곤 했던 나는 마켓컬리의 가격을 보고 기겁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보니 르타오(LeTAO)라는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브랜드명이 참 귀엽다고만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르타오가 지역명인 오타루를 거꾸로 했다는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았던 때가 생각난다.
네이밍 정말 기가 막히다!

시즈널 더블 플레이트
커피와 케이크, 소중하다 소중해.


우리는 각자 음료 하나를 시키고, 다 같이 나눠먹을 디저트 플레이트를 주문했다.
시즈널 더블 플레이트라는 이름이었는데 르타오의 대표메뉴인 치즈케이크 'Double Fromage'와 베이크드 치즈와 레어치즈무스에 헤이즐넛 페이스트를 넣은 'Chocolat an lait noisette Double', 이렇게 두 가지 케이크를 맛볼 수 있는 계절한정 메뉴였다.
가격은 단품이 1800엔이고, 음료세트는 2020엔이었다.

케이크도 맛있고, 테이블 사이 공간도 넉넉해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었는데 딱 하나 화장실이 아쉬웠다.
냄새가 정말 심하게 났는데... 해보지는 않았지만 화생방 훈련을 한다면 이런 느낌일까 싶었다.
커다란 2층 건물에 수많은 인파가 들어오고 나가기를 반복하는데 화장실 칸이 고작 세 칸(그나마도 한 칸은 고장 나 있었다...)밖에 없다는 것에서 악취는 예견된 재앙(?)이 아니었을까.

아무튼 가이드로서의 본분을 망각하고 신나게 수다를 떨다 보니 이제는 진짜 오르골당으로 향할 시간이 되었다.


 

오르골당으로 가는 길에 있는 스누피 빌리지
꼭 사지 않아도 보는 재미가 있어 들르기 괜찮은 스누피 빌리지
직접 만들어 먹는 스누피 모나카. 과자와 앙금이 세트로 들어있는데 과자 안에 직접 앙금을 발라넣어 샌드해서 먹으면 된다.
귀여운 스누피 그림이 그려져 있는 쿠키

카페에서 나와 다시 상점가들을 구경하며 오르골당을 향해 걸었다.
서둘러 걸어가는 중에 스누피 빌리지가 보이길래 궁금하기도 하고 잠깐 구경해볼까 싶어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스누피 모양의 디저트들부터 다양한 종류의 잡화까지, 말 그대로 스누피 천국이었다.

오타루 오르골당 입구
입구부터 화려한 오르골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태엽을 감으면 회전목마가 빙글빙글 돌아가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오르골


카페와 기념품샵을 들르니 어느새 밖은 조금 더 어둑해졌는데 그 덕분에 오르골당이 더 운치 있게 느껴졌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들리는 오르골 연주소리와 반짝반짝 빛을 반사하는 수많은 오르골들을 보니 전혀 다른 공간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귀여운 디자인의 오르골들
유리공예품처럼 보이지만 전부 다 오르골. 천사 모양이길래 기독교를 믿는 친구에게 추천해봤다가 까였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딱 장난감 같은 귀여운 모양의 오르골부터 일본 느낌이 확 나는 초밥 모양 오르골, 중세 유럽을 떠오르게 하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의 보석함 오르골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오르골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누구든 둘러본다면 취향에 맞는 거 하나는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이색적인 스시 오르골
한결같은 내 취향. 십여년 전에 왔을 때도 이 오르골이 최종후보였었지.
내 취향인 오르골을 포기하고 최종적으로 간택을 받았던 오르골. 사과 꼭지 부분을 돌리면 회전목마가 위아래로 움직이면서 빙글빙글 움직인다. 그 모습이 정말 힐링되서 고민끝에 골랐던 기억이 난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각자의 취향에 맞는 오르골 앞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각자 흩어져 따로 구경을 하기 시작했다.

2층 앤티크 오르골들. 흡사 박물관같은 느낌이다.
2층에는 고급 오르골들이 진열되어 있는데 제품마다 만지지말라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어차피 가격보면 무서워서 못 만진다.)
거대한 크기의 앤틱 오르골


2층에 올라가니 1층보다는 좀 더 전문적이고 값비싼 오르골이 진열되어 있었고, 그래서인지 2층 오르골들의 연주를 듣고 싶으면 직원에게 따로 요청해야 했다.

무려 500만원이 넘어가는 오르골! 어떤 소리가 날지 궁금하다.
투박한 상자 속에 들어있지만 몸값이 무려 130만원🤪


1층과는 달리 만지지 말라는 문구도 많이 쓰여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1층의 오르골들의 가격표와는 자릿수가 달랐다.
1층의 오르골들의 소리와 얼마나 다를까 궁금하긴 했지만 어차피 구입하지는 않을 거라 직원을 번거롭게 하느니 그냥 마음속으로만 상상하기로 했다🤣

나는 예전에 사 온 오르골이 아직도 집에 있어 이번엔 구입하지 않았는데 (아이가 태어나면서 장난감으로 가지고 놀아 상태는 많이 안 좋아졌지만...), 친구들은 가족을 위해 한 두 개씩 장만했다.
외국인은 5500엔 이상 구입하면 면세가 되기 때문에 알뜰살뜰 면세 혜택을 받아 10%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

2층에서 내려다본 풍경
2층에는 조명을 판매하는 코너도 있었다. 너무 이쁘긴한데 깨질까봐 무서워서 어떻게 들고가지...?


체감상으로는 한 20~30분 정도 잠깐 둘러본 것 같은데 어느새 한 시간이 훌쩍 지나 있었다.
쇼핑을 마친 우리는 마지막까지 오르골당을 배경으로 열심히 기념사진을 찍은 뒤, 저녁식사를 위해 미리 예약해 둔 해산물 이탈리안 레스토랑 ISO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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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첫째 날(1/12) : 오후 12시경 신치토세 공항 도착 - 공항에서 점심식사(카이센동&텐동) - 호텔로 이동 및 체크인 - 삿포로 시내관광 - 저녁식사(징기스칸)

둘째 날(1/13) : 조식(킷사텐 니구라야) - 오타루로 이동 - 점심식사(사와사키수산) - 오타루 운하 주변 산책 및 기념품 구입 - 르타오 카페 - 오르골당 - 저녁식사(ISO) - BAR(Duomo Rosso)

셋째 날(1/14) : 조식(CAFE RANBAN) - 삿포로 맥주박물관 - 쇼핑몰 아리오 쇼핑 - 점심식사(돈카츠 와코) - 롯카테이 본점 - 저녁식사(스프카레 옐로우)

넷째 날(5/14) : 호텔 조식 - 체크아웃 및 공항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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