킷사텐에서 두둑히 배를 채운 우리는 오타루로 이동하기 위해 삿포로역으로 향했다.
삿포로에서 오타루까지는 대개 열차로 이동하게 되는데 우리는 쾌속열차인 쾌속에어포트에 탑승했다.
삿포로역에서 오타루역까지 일반 보통열차는 50분, 쾌속에어포트는 약 33분이 소요된다.
우리는 쾌적하고 편안하게 앉아서 가고 싶어 쾌속에어포트의 지정석 티켓을 구입했는데 일반 자유석칸으로 들어갔다가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걸 보니 역시 지정석으로 예매하길 잘했다 싶었다.
아이를 동반하거나 부모님과 이동할 경우에는 조금 비싸더라도 지정석 티켓을 구입하는 게 마음 편할 것 같다.
특히 지정석의 경우, 좌석이 정해진 사람들만 칸에 들어와 입석 승객이 없기 때문에 홋카이도의 바다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면서 이동할 수 있었다.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오타루는 삿포로와는 사뭇 다른 고요하고 운치있는 모습으로 우리를 반겼다.
오타루에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향한 곳은 나의 카이센동 인생맛집 '사와사키수산 (澤崎水産)'.
사실 내가 홋카이도를 방문하는 가장 큰 목적이기도 하다😄
우리는 눈으로는 재빠르게 이곳저곳 구경을 하면서 다리는 경보를 하듯 반쯤 달리는 자세로 사와사키수산을 향해 신속하게 이동했다.
https://maps.app.goo.gl/w7f43NrWkVgfTkdv8
피크타임이 되면 줄이 한없이 길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도착하는 게 포인트!
우리의 절실함이 하늘에 닿았는지(?) 우리는 운좋게 대기시간이 10분 정도였는데 우리 다음 팀부터는 30분 이상 대기해야 했고, 그 뒤로도 한참동안 줄을 서 있었다.
이날은 눈도 펑펑 내려 우산을 쓰지 않으면 앞도 제대로 안 보였기 때문에 정말 운이 좋았다고 밖엔!
자리를 잡자마자 메뉴판을 살펴보았다.
다들 미리 어느정도 메뉴를 생각해뒀지만 막상 메뉴판을 보니 먹고 싶은 것이 많은지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초밥도 마찬가지지만 카이센동은 특히나 많은 양의 해산물들이 올라가기 때문에 해산물이 신선하지 않으면 비린 맛이 날 수 있다.
특히 성게알(우니)은 신선도가 떨어지면서 유난히 비린내가 지독해지고, 비린 맛과 쓴 맛이 확 올라오기 때문에 나는 이곳이 아닌 다른 곳에서는 어지간해서는 성게알을 주문하지 않는 편이다.
(내가 사는 고베에서도 성게알 초밥을 파는 곳들이 있긴 하지만 늘 아쉽다. 쿠라스시같은 저렴이 회전초밥가게에서 주문하면 엄청나게 비리고 냄새가 많이 나기 때문에 주문하지 않는 편이고, 성게알 초밥 2피스에 만 원 정도인 나름 신선함을 자부하는 곳에서 먹는 성게알은 비리지는 않지만 양도 엄청 적고, 무미무취라 거의 시켜먹지 않는다😭)
그래서 사와사키수산에 방문하면 꼭 먹어줘야 하는 것이 성게알이다.
나는 이전에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우니이쿠라동 (성게알 연어알 덮밥)을 주문했다.
친구들도 각자의 기호에 맞춰 카이센동을 주문했는데 아쉬운 마음이 들어 하나를 더 시켜 나눠먹기로 하고 네 명이서 총 다섯 개를 주문했다.
먹는거에 진심인 우리🤣
빨리 먹고 싶은 마음에 얼마나 만드셨는지 체크하듯 쳐다보며 기다렸다 ㅋㅋ
왜 이렇게 안 나올까 싶어 옆 쪽을 쳐다보니 우리보다 먼저 들어온 사람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음식을 기다리고 있었다.
메뉴가 나오기까지는 거의 30분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음식이 나오고 경건한 마음으로 먼저 게가 들어간 미소된장국을 한 모금 마셨다.
실한 게가 건더기로 들어있어서 그런지 해물탕같이 진하고 깊은 게 맛이 났다.
마지막 한 모금까지 다 마시고 나왔다.
(성게알에 눈이 멀어 사진을 못 찍음... )
그리고 대망의 우니이쿠라동!
너무 보고싶었다 너무 먹고싶었다는 말 밖에는...😭
우니도 이쿠라도 정말 신선했다.
특히 우니는 식감도 탱글탱글한데다가 크리미하고, 비린 맛도 쓴 맛도 전혀 나지 않으며 오히려 달짝지근한 맛이 났다.
조그마한 우니 조각 하나만 먹어도 입 안에 우니의 향과 맛이 가득찼다.
이것이 진짜 우니의 위엄!
그동안 간사이에서 아쉬운대로 먹었던 무미무취의 우니와는 차원이 달랐다.
이쿠라도 알이 정말 탱글탱글했다.
신선도가 떨어지는 연어알은 젓가락으로 집을 때 알이 터져버리는 경우가 많고, 입안에 무사히 넣더라도 혀로 눌렀을때 톡 터지는 식감은 없고 힘없이 뭉그러지면서 흐물흐물해지는데 이곳 연어알은 역시나 높은 신선도를 자랑해서 그런지 톡톡 터지는 식감과 입안에 퍼지는 연어알의 짭쪼롬한 맛이 정말 좋았다.
다같이 나눠먹으려고 주문한 연어덮밥도 부드럽고 맛있었다.
그렇지만 역시 내 안의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성게알이 아닐까 싶다.
해산물 천국인 일본이지만 최고의 성게알을 맛보려면 역시 홋카이도로 와야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기분좋게 식사를 마친 우리는 오타루 운하로 이동했다.
카이센동에 눈이 멀어(?) 관광을 아직 시작하지도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운하를 따라 산책을 하면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그러다 좀 춥기도 하고, 기념품들도 살펴볼겸 오타루예술촌 서양미술관 뮤지업샵 (小樽芸術村 西洋美術館 ミュージアムショップ)으로 들어갔다.
https://maps.app.goo.gl/u7X8eHX5eehrSU1DA
홋카이도의 유명한 기념품 대부분을 이곳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유리공예품들부터 홋카이도 유제품을 사용해서 만든 화장품, 홋카이도 라면과 인스턴트 스프카레, 홋카이도 해산물이 들어간 카레 등 그 종류도 다양했다.
여행객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로이스 초콜릿, 시로이코이비토 등 유명한 과자들도 많이 놓여져 있었다.
기념품샵에서의 즐거운 쇼핑을 마치고 오타루의 필수코스인 오르골당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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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첫째 날(1/12) : 오후 12시경 신치토세 공항 도착 - 공항에서 점심식사(카이센동&텐동) - 호텔로 이동 및 체크인 - 삿포로 시내관광 - 저녁식사(징기스칸)
둘째 날(1/13) : 조식(킷사텐 니구라야) - 오타루로 이동 - 점심식사(사와사키수산) - 오타루 운하 주변 산책 및 기념품 구입 - 르타오 카페 - 오르골당 - 저녁식사(ISO) - BAR(Duomo Rosso)
셋째 날(1/14) : 조식(CAFE RANBAN) - 삿포로 맥주박물관 - 쇼핑몰 아리오 쇼핑 - 점심식사(돈카츠 와코) - 롯카테이 본점 - 저녁식사(스프카레 옐로우)
넷째 날(5/14) : 호텔 조식 - 체크아웃 및 공항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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