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해외여행/2024.09 홍콩

[홍콩] 셋째 날(2) : 미드레벨 엘리베이터, 소호 벽화거리, 만모사원, 타이쿤 감옥, 침차이키, 타이청 베이커리,피크트램&스카이테라스428

살랑살랑봄봄 2025. 6. 2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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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 얼마나 많이 돌아다녔는지 행선지만으로 제목이 꽉 차 제목을 따로 붙일 여백이 없을 정도😅

우리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소호 벽화거리가 있는 센트럴역으로 이동했다.
침사추이역에서 센트럴역까지는 세 정거장으로 환승 없이 6분 정도 소요된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기에는 우산 필수지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서 기념샷


https://maps.app.goo.gl/j7xKitUExiiMWHm76

미드레벨에스컬레이터 · 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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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세상에서 가장 길다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올라탔다.
비가 오니 일단 차양막이 있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위로 올라간 후, 우산을 쓰고 내려오면서 벽화들을 감상하려는 계획이었다.

올라가는 도중에도 발 밑으로 보이는 벽화들을 허리 숙여 구경했다.
에스컬레이터를 바쁘게 오가는 홍콩사람들을 보니 새삼 내가 여기선 여행객이구나 싶다.
나 혼자 영화 중경삼림의 여주인공 왕페이에 빙의 중🤣

https://maps.app.goo.gl/hs7S3qFeYuQyNXbV6

Man Mo Temple · Sheung 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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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만모사원.
도교사원이라는데 사실 이곳은 마침 근처까지 왔겠다 온 김에 가볼까 싶어 들른 곳이었다.
그런데 입구에서 들어서자마자 특유의 분위기에 압도당했다!
현실세계와 동떨어진듯한 신비로운 느낌.

딱히 기도를 올릴 건 아니라 한 바퀴 돌며 구경 중이었는데 관리자분께서 무척 아이를 귀여워하시며 아이에게 향을 세 개 건네주셨다.
그 옆에서 유료로 판매하는 것 같았는데🤣 감사합니다!

만모사원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


아이는 신이 나서 향에 불을 붙이곤 향로에 꽂고 기도를 올렸다.
기도 내용을 물으니 아이돌이 되게 해달라고 빌었다고 한다.
한국어로 빌었다는데 과연 뜻이 전달되었을지😆


이 벽화는 워낙 유명해서 안 본 사람이 없을 것 같다!


만모사원에서 나와 처음 에스컬레이터를 탔던 지점을 향해 걸어내려 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비가 억수같이 쏟아져서 벽화를 배경으로 인물사진을 찍기가 쉽지 않았으므로 감상에 의의를 두기로 했다.


그라함 스트리트도 들렀는데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대부분의 시장들은 문이 닫혀 있었다.
몇몇 문을 연 가게들을 구경하며 아쉬움을 달랬는데 사실 청과 위주라 살 게 없긴 했으니 뭐.



https://maps.app.goo.gl/SN2ED1yNiK7LsF7m7

Tai Kwun · 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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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걸어 내려오다 우연히 타이쿤 감옥에 도착했다.
사실 이곳은 아이가 무서워할까 봐 일부러 일정에서 제외했던 곳인데 걷다 보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장소 특성상 좀 으스스하고, 을씨년스럽지 않을까 싶었는데 의외로 깨끗하고 잘 꾸며져 있어 이왕 온 김에 내부도 들어가 보기로 했다.
무서워할지 모른다는 내 걱정과는 달리, 아이는 감옥이라는 말에 눈을 반짝였다.

고풍스러운(?) 느낌의 이 건물이 감옥이었다니!
자세히 보면 무섭지만 언뜻 보면 카페같기도 하다🤣 (실제 카페도 운영중이다!)
양 옆으로 보이는 감옥들
내부가 공개된 방도 있었는데 박물관이나 미술관처럼 꾸며져 있어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에도 자극적이지 않았다.


감옥 내부와 전시관을 구경하고 나오는데 건물들 사이 야외 구역에 쉼터 같은 광장이 보였다.
비를 피하면서 가방 정리도 좀 할 겸 잠깐 벤치에 앉았는데 정면의 스크린을 보니 마침 8분 후에 영화가 상영된다고 했다.
꽤 걷기도 했으니 내친김에 더 쉬다가 가기로 했다.

영화 상영 전. 상영 스케쥴을 보니 매주 다른 영화를 틀어주는 듯 했다.
배우 장국영의 반가운 얼굴이 똭!


상영작은 《주성치의 가유희사》로 1992년에 제작된 영화였다.
출연진이 어마무시한데 홍콩영화를 잘 몰라도 이름만큼은 들어봤을 법한 대배우인 주성치, 장국영, 장만옥이 나왔다!

자막은 중국어와 영어.
나는 중국어를 모르니 영어 자막을 봤는데, 영화 자체가 인물들의 대화보다는 행위로 웃음을 끌어내는 코미디 영화라 자막이 간단한 편이었다.
그래서 자막 읽느라 정신 팔릴 일없이 재미있게 봤다.

조금만 쉬다가 갈 생각이었는데 어느새 영화가 끝났고, 두 시간 가까이 지나있었다.
아이는 함께 영화 감상을 하다가 좀 지루해지면 게임을 하면서 혼자 두 시간을 잘 보내준 덕분에 끝까지 감상할 수 있었다.

홍콩사람들 사이에 앉아 그들과 함께 느긋하게 영화를 보며 낄낄댔던 이 순간이 나의 홍콩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
우연이 가져다준 이 행복의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혼자 아련🤣)



그 사이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어느새 저녁식사를 할 시간이 되었다.
딱히 식사할 곳을 정해두지 않아 끌리는 대로 들어갈 생각이었는데, 마침 장국영이 나오는 영화도 봤겠다 장국영의 단골집이었던 곳으로 유명한 침차이키로 향했다.
(게다가 무려 13년째 미슐랭 맛집이라는 것도 한몫했다!)

https://maps.app.goo.gl/msFBTbwRMLzfdoea6

침차이키 · 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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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국영 단골집 침차이키


비가 와서 그런지 거의 대기 없이 들어갈 수 있었다.
마침 부모님 나잇대의 부부이신 한국인 두 분과 함께 합석하게 되어 이야기를 나눴다.

홍콩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으시고, 그땐 침차이키에도 자주 오셨었는데 한국으로 귀국하신 뒤 정말 오랜만에 홍콩에 찾아왔다고 하셨다.
가이드나 자식들 없이 두 분이서 여행하시는 모습이 참 멋져 보였다.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해주신 덕분에 홍콩 와서 처음으로 아이와 나의 투샷을 남길 수 있었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새우완자가 올라간 완탕면과 굴소스를 뿌린 데친 채소.
두 메뉴 합쳐서 가격은 60 홍콩달러.
약 만 원 정도라 미슐랭 맛집인데도 무척 저렴했다!

아이가 채소를 꺼려하길래 가리지 말고 먹어야 한다고 얘기하긴 했지만 사실 나도 맛만 보려고 주문한 거라 결국 반 정도 남겼다🤣
그냥 우리가 한국에서도 먹을법한 데친 채소라 평범한 축이었다.
우린 굴소스 대신 초고추장을 찍어 먹을 것 같긴 하지만.

대망의 완탕면은, 꼬들꼬들한 계란면의 고무 같은 식감이 호불호가 갈릴 것 같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도 잘 맞을 것 같았다.
아이도 맛있게 잘 먹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조금 짜게 느껴졌는데 아이는 딱 좋다 했고, 오히려 간이 싱겁다고 하는 블로거분들도 있어서 간은 개인차가 큰 걸로...😅

홍콩을 대표하는(했던?) 배우 장국영의 맛집이니 한 번 도전해 볼 만했지만 미슐랭 맛집이라고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길 바란다😂
먹을 땐 그렇게까지 맛있다곤 못 느꼈는데 근데 또 생각나긴 하는...ㅋㅋㅋ
저 고무고무 면과 짭쪼롬한 국물이 떠오를 때가 있다는 거ㅋㅋㅋ
재방문 의사가 있냐고 묻는다면,
아... 그 정도로 맛있는 건 아닌데... 근데 갈 것 같다🥰

이번에는 숙소로 모셔갈 에그타르트를 사러 타이청 베이커리를 방문했다.

https://maps.app.goo.gl/X9bMPzGwMVWBrmc76

타이청 베이커리 · 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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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청 베이커리
선물용으로도 좋을듯한 과자들
에그타르트


타이청 베이커리는 침차이키에서 도보로 불과 3분밖에 안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어 묶어서 다녀오면 좋을듯하다.
에그타르트는 개당 12달러로 약 2천 원 정도.
맛만 볼 요량으로 두 개만 구입했다.
중국, 홍콩, 대만에서는 에그타르트를 안 먹으면 손해!
이 가격에 맛난 에그타르트를 먹을 수 있다니요🥰

전날에 먹었던 젠틀 베이커리보다 역시 맛이 좋았다.
그러나 나의 에그타르트 맛집 랭킹 압도적 1위의 상하이 릴리안 베이커리에는 비할 수 없었다는 거😂
타이청은 쉘이 좀 퍼석한 편이고, 필링도 젤라틴으로 굳힌듯한 그런 느낌...?
(릴리안의 저주에 걸려버린 나... 에그타르트의 기준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맛나게 다 먹어치웠다는 거.



https://maps.app.goo.gl/ZU2byRk3YMAum4oQ7

피크 트램 · Cent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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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트램 타러가는 길에 발견한 헐리우드 로드.
요런 멋진 건물도 우연히 발견!
길이 꼬불꼬불하고 인적이 거의 없었지만 나무들이 무척 아름다워서 산책 기분이 났다.


이번에는 홍콩 야경 감상의 핫플, 피크트램을 타러 갔다.
15분 정도 소요되는 거리라 소화도 시킬 겸 걸어서 이동했다.

클룩에서 미리 피크트램 왕복 승차권과 스카이테라스 428 티켓 세트를 예매해 갔는데,
성인은 24,800원에, 아이는 12,500원에 예매해 총 37,300원에 구입했다.

QR코드를 찍고 승강장에 들어가 트램 문이 열리면 탑승 시작!
은근히 자리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스피드와 엉덩이의 힘이 중요하다.

비가 많이 와서 신발이 쫄딱 젖었었는데 이렇게 보니 은근 낭만있다😆
승강장 가는 길
트램의 실제 각도😳 뒤집어지진 않겠지...?
무사히 정상 도착


트램은 꼭 놀이기구 같았다.
뒤집혀 넘어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급경사를 오르는데 참 짜릿했다🤣
서서 가려면 코어의 힘이 관건일 듯.

스카이테라스 입장권 없이 피크트램 승차권만으로도 야경을 볼 수 있긴 하지만 이왕이면 탁 트인 야외 공간에서 천천히 야경을 감상하고 싶었다.
나의 예상대로 흘러갔다면 최고의 야경을 볼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비바람이 몰아칠 줄이야🤣

두둥...! 폭망한 야경...


트램을 타고 올라가는 동안에도 강렬한 비바람 덕분에 야경을 제대로 보기가 힘들었다.
그래도 스카이테라스에 들어가면 탁 트였으니 좀 낫겠지 했는데 나가자마자 폭풍우가 안면을 강타ㅋㅋㅋ
산이라 그런지 지상과는 비교가 안 되게 사나웠는데 그 때문에 우산을 들고 서있기 힘들었고, 우린 우산을 접은 채로 비에 젖은 생쥐마냥 구경을 했다.
근데 그마저도 안개 때문에 시야가 뿌얘서 야경을 제대로 즐길 수 없었다는 거...

고도가 높으니 기온도 낮아 더 있다간 감기들 것 같아서 10분 정도를 겨우 버티다 내려왔다.
입장권이 아까워서 이 악물고 버텼음🤣
그래도 다시 홍콩여행 올 명분이 생겼잖아...? (위기를 기회로!)

다시 트램을 타러 내려가는 길에 비바람 속에서 고생한 아이를 위해 젤리를 사주기로 했다.

신중하게 젤리 고르는 중



원하는 대로 봉지에 넣고 무게를 달아 계산하는 시스템이었는데, 잡히는 대로 마구 담으려는 아이를 저지하며 한 주먹보다 조금 더 담았을 때 잽싸게 계산대로 향했다.

근데 9천 원이라니...!
진짜 얼마 안 되는 양이라 좀 아까웠다...
좀 참고 편의점 갈 걸ㅋㅋ
심지어 아이는 깜찍한 모양과는 달리 맛은 좀 떨어지는 젤리에 금방 질렸는지 내게 양보했다...
결국 젤리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 내가 다 먹었다는 거🤣

내려와서 보는 야경이 더 멋있는 것 같아...


아무튼 우여곡절 끝에 야경 감상까지 마친 우리는, 편의점에 들러 다음날 아침에 먹을 요깃거리를 사서 호텔로 돌아왔다.

여행이 이제 거의 막바지에 다다랐다.
알차게 돌아다니긴 했지만 3박 4일, 실질적으로 여행할 수 있는 시간이 꽉 찬 이틀과 몇 시간뿐이라 그저 아쉬운 마음이다😿


[일정]


첫째 날(9/20) : 밤 11시 45분경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도착 - 호텔 체크인(Regal Airport Hotel)

둘째 날(9/21) : 호텔 수영장 - 시내로 이동 - 익청빌딩 - 간식구입(Gentle Bakery) - 점심식사(金峰静静粥面) - 청킹맨션 - 구룡공원 - 호텔 체크인(B P International) - 저녁식사(딤섬히어) -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 레이디스 마켓 - 1881 Heritage & 빅토리아 하버 야경

셋째 날(9/22) : 호텔주변구경 & 점심식사(MASTER CONGEE) - 침사추이 산책 - 제니베이커리 - 구룡공원 - 호텔에서 휴식 - 카페(KAM YEE SIU CAFE) - 센트럴역으로 이동 -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 소호 벽화거리 산책 - 만모사원 - 타이쿤 감옥 - 저녁식사(침차이키) - 타이청 베이커리 - 피크트램&스카이테라스428

넷째 날(9/23) : 체크아웃 - 점심(딤딤섬) - 디저트(미쉐빙청) - 공항으로 이동 - 기화병가 공항점 쇼핑 -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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