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중순에 다녀온 홍콩 여행 후기를 무려 해를 넘겨 2월 중순이 되어 작성하는 나. (...)
어제 먹은 저녁메뉴도 기억이 잘 안 나는 나지만, 여행 중 짤막하게 남겨뒀던 메모들과 열심히 찍어둔 사진으로 추억을 되살려 작성해 본다.
여행 일정은 9월 20일(금)부터 23일(월)까지로 4일간의 여정이었는데 출발일인 금요일엔 아이가 학교를 마치고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밤비행기를 타야 했다.
실질적으로는 2박 3일인 셈.
하지만 월요일이 공휴일이라는 찬스를 놓칠 수 없어 꾸역꾸역 여행 일정을 잡았다.

간사이 국제공항 20시 45분 출발,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23시 45분 도착 항공편이었다.
공항에서 저녁을 든든하게 챙겨 먹고, 출국심사대로 향했다.
(간사이 국제공항의 음식점들이 깨끗하게 리모델링됐다! 음식 종류도 다양해졌는데 기회 되면 포스팅해보기로😆)
늦은 시간에 출발하는 항공편이라 그런지 아이는 조금 놀다가 금세 잠에 들었고, 나는 그 사이 휴대폰에 저장해 둔 홍콩 영화를 감상하며 평화롭게(?) 홍콩으로 향했다.
연착 없이 도착예상시간인 23시 50분 정도에 도착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봤던 후기와는 달리 입국심사대의 줄이 꽤 길었고, 거의 1시간가량이 소요됐다.
아이를 데리고 여행 갔을 때 참 난감한 부분이다.
어른들에게도 지루한 기다림이 아이에겐 오죽할까.
아이에게 재미있는 얘기도 해주고, 좋아하는 책을 손에 쥐어주며 겨우 통과했다.
수속을 마치고, HSBC ATM(입국장 나가기 전 B12 수화물 찾는 곳 맞은편)에서 트래블월렛에 충전해 둔 홍콩 달러 인출까지 하고 나오니 시간은 이미 새벽 1시경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게 이번 여행부터 짐을 대폭 줄여 캐리어를 맡기지 않았기 때문에 짐 찾는 시간을 줄였다.
캐리어를 가져오지 않은 것은 항공사에서 치사스럽게도(!) 캐리어 기내반입을 막은 것이 그 이유였다.
이전에는 휴대수화물(기내용 캐리어 포함)과 위탁수화물로만 구분했었는데, 지금은 개인소지품(45*25*20 이내)과 휴대수화물(기내용 캐리어), 위탁수화물, 이렇게 세 가지로 구분해 놓았고, 내가 구입한 티켓은 개인소지품만 무료였던 것이다!
즉, 기내용 캐리어를 반입하려면 따로 돈을 내라는 것.
내가 탄 홍콩 익스프레스를 비롯해 춘추항공 등 저가 항공사에서 이런 식으로 규정을 바꿔 기내용 캐리어 반입에 추가 요금을 받는 일이 점점 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 (라고 말하지만 결국 추가 요금 내기 싫었음😅)
원래도 여행 가방이 무거운 걸 질색하는 나지만 짐을 한계까지 줄여보기로 한다.
블록 쌓듯 몇 번을 넣고 빼길 반복하며 결국 내 작은 백팩과 에코백 하나에 2명분의 짐을 다 담아내는 기염을 토해냈다.
화장품도 죄다 샘플로 챙기고, 여벌 옷도 빼버렸다.
사실 나는 원래 여행 첫째 날 밤에 손빨래부터 하는 사람이라 여벌의 옷을 빼버린 건 문제가 되지 않았다.
빨래를 해두면 급하게 입힐 여벌 확보에도 좋고, 건조한 호텔 공기가 좀 나아지기도 하고.
무엇보다 옷이 비닐봉지에서 숙성(?)해가는 그 찝찝함이 싫기 때문에...
입국 수속이 금방 끝나면 옥토퍼스 카드를 미리 구입해 둘 생각이었는데 1시 다 되어가니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편의점에서 내일 아침에 먹을 간단한 요깃거리만 구입한 후, 오늘 밤 우리가 묵을 Regal Airport Hotel로 향했다.
지금부터는 Regal Airport Hotel (香港富豪機場酒店) 후기.


총평을 해보자면,
'시설 대비 가격은 결코 저렴하지 않지만 그저 공항 안에 있어줘서 감사합니다.'
사실 나 혼자였다면 아득바득 어떻게든 시내로 이동해 저렴한 숙소로 이동했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아이가 있으면 선택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미 현지 시각 새벽 1시, 한국에서는 새벽 2시를 가리키고 있었고, 꾸벅꾸벅 조는 아이를 데리고 이 시간에 이동을 한다는 것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니다.
그런 의미로 공항 안에 호텔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감사한 일이다.
수속을 마치고 나와서부터 호텔까지 안내판이 잘 되어 있어 길도 헤매지 않았다.




예상보다도 호텔이 크고 로비가 고오급졌으며 넓었다.
그래서 체크인 카운터를 찾기가 힘들었다는^^;
입구로 쭉 들어가서 눈앞에 보이는 에스컬레이터를 '타지 않고', 왼쪽으로 꺾어 쭉 들어가면 체크인 카운터가 나온다.
물론 나는 에스컬레이터를 오르내리며 길을 헤맸다😂

세부적으로 살펴보자면,
■접근성
두 말할 것 없이 공항 접근성 최고!
사실 이거 하나 보고 오는 거다🤣
밤에는 커튼이 쳐져 있어 몰랐는데 아침에 커튼을 젖혀보니 바로 눈앞에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이 보였다.

아이가 정말 좋아했고, 내가 봐도 신기했다.
호텔 객실 내부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다니!
■청결
청결도 딱히 흠잡을 것 없었다.
하긴 이 가격이면 청결은 해야지 싶긴 하다^^;
■시설




객실 내부는 불편할 건 없었지만 살짝 낡은 감은 없지 않았다.
사실 홍콩 건물들이 전체적으로 낡은 느낌이라... 이 갬성을 레트로로 포장하고 싶다.
호텔 설립은 1999년이고, 2019년에 리모델링을 했다는데 비교적 최근에 했는데도 군데군데 보이는 세월의 흔적...ㅋㅋ
(인터폰이 골동품인 줄😂)



아무튼 살짝 낡은 감은 있지만 깨끗하고 비품도 잘 갖추어져 있었다.
특히 화장실은 호텔의 연식을 느끼기 어려울 정도로 깨끗했다.
단, 케이블선을 직접 꽂아 충전하는 요즘 방식이 아니라 콘센트가 필요하다.
멀티 콘센트 필수!
그리고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수영장.
수영장은 내부와 외부, 두 곳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우리가 묵었을 땐 내부 수영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외부 수영장을 이용했는데 상당히 넓어서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영장 한편엔 선베드들이 놓여있었다.


어린이 수영장이 있다길래 아이의 수영복만 챙기고, 튜브는 챙기지 않았는데 어린이 수영장은 운영하지 않는 내부에 있는 건지 이용이 가능했던 외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분수가 나오는 작은 공간은 수영장이라고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결국은 어린이 수영장은 이용하지 못했다.
다행히 아이는 분수에서도 잘 놀고, 어른 수영장도 계단식으로 되어 있어 계단 위를 걸어 다니며 놀았다.
또 다른 시설로는 헬스장, 스파도 있다고 하는데 이용해 보지는 않았다.
사우나는 수영장에 들어가기 전 탈의실 안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네다섯 명 정도 이용할 수 있는 아담한 크기였다.
■비품
커피 포트를 비롯해 머그컵과 유리컵이 준비되어 있었고, 호텔용 미니 냉장고, 부착형 드라이어, 세면도구, 슬리퍼 등 필요한 건 대부분 구비되어 있었다.
■방음
새벽 도착이라 조용한 시간대이기도 했고, 2시 넘어 곯아떨어진 거라 시끄러웠어도 몰랐을 것 같다^^;
호텔 내부의 레스토랑과 BAR도 닫혀있는 시간이라 호텔 전체가 굉장히 조용했다.
■조식
조식은 먹지 않았기 때문에 패스!
■키즈프렌들리
어린이용 비품들은 따로 구비되지 않았다. 어른과 같은 어매니티가 제공되었다.
키즈프렌들리 시설을 그나마 꼽자면 어린이 수영장 정도인데 결국 수영장도 어른용을 이용했기 때문에 딱히^^;
■비용
트립닷컴을 통해 수페리어룸을 예약했고, 1박 23만 원 정도 지불했다.
그 외 공용공간에서 와이파이가 제공된다는데 체류시간이 워낙 짧아 와이파이를 연결해 사용하진 않았다.
체크아웃 후,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 호텔을 빠져나가는데 오전부터 카페를 이용하는 손님들이 꽤 많았다.
로비가 북적북적해 새벽시간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활기가 넘쳤다.
아무튼 새벽 비행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의든 타의든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호텔!
기본적으로 홍콩은 숙박비가 비싸기로 악명이 높기 때문에 그 부분을 감안하면 눈감아 줄 만한 금액대다. (그래도 비싸긴 하다... 체류시간이 길었다면 덜 아까웠을까?ㅋㅋ)
다만 새벽 비행이 아니라면 굳이 선택하진 않겠다😅
호캉스를 할 만한 호텔이 아니라 공항접근성을 제외하면 큰 매력은 없기 때문.
밤도깨비 여행이 그렇듯 첫째 날은 이동만 하다가 끝나버렸다!
[일정]
첫째 날(9/20) : 밤 11시 45분경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도착 - 호텔 체크인(Regal Airport Hotel)
둘째 날(9/21) : 호텔 수영장 - 시내로 이동 - 익청빌딩 - 간식구입(Gentle Bakery) - 점심식사(金峰静静粥面) - 청킹맨션 - 구룡공원 - 호텔 체크인(B P International) - 저녁식사(딤섬히어) -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 레이디스 마켓 - 1881 Heritage & 빅토리아 하버 야경
셋째 날(9/22) : 호텔주변구경 & 점심식사(MASTER CONGEE) - 침사추이 산책 - 제니베이커리 - 구룡공원 - 호텔에서 휴식 - 카페(KAM YEE SIU CAFE) - 센트럴역으로 이동 - 미드레벨 엘리베이터 & 소호 벽화거리 산책 - 만모사원 - 타이쿤 감옥 - 저녁식사(침차이키) - 타이청 베이커리 - 피크트램&스카이테라스428
넷째 날(9/23) : 체크아웃 - 점심(딤딤섬) - 디저트(설왕대성대) - 공항으로 이동 - 기화병가 공항점 쇼핑 -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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