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온 지 둘째 날이자 본격적으로 여행이 시작되는 날이다.

어제 편의점에 들러 사 온 간단한 요깃거리로 배를 채우고 곧장 수영장에 갈 준비를 했다.
12시간도 안 되는 체류시간이었지만 알차게 이용하는 우리🤣
나는 물 밖에서 아이를 지켜보기로 하고, 아이만 수영복으로 갈아입혀 수영장으로 향했다.




리갈 에어포트 호텔의 수영장은 내부와 야외로 나뉘어 생각보다 규모가 꽤 컸다.
리갈 에어포트 호텔의 자세한 후기는 여기⬇️
[홍콩] 첫째 날 & 호텔후기 : 늦은 도착, 그리고 Regal Airport Hotel 1박 후기
9월 중순에 다녀온 홍콩 여행 후기를 무려 해를 넘겨 2월 중순이 되어 작성하는 나. (...)어제 먹은 저녁메뉴도 기억이 잘 안 나는 나지만, 여행 중 짤막하게 남겨뒀던 메모들과 열심히 찍어둔 사
bomtravel.tistory.com
다만 이용 당일 내부 수영장이 이용불가라 어린이 수영장을 이용할 수 없었던 게 아쉬웠다.
어린이 풀을 이용할 생각으로 튜브도 안 가져왔는데...
어쩔 수 없이 아이는 야외 어른용 수영장에서 놀아야 했지만 본인은 만족스러운 듯했다.
다행스럽게도 야외에는 아이가 잠깐씩 놀기 좋은 작은 분수가 있었고, 어른 풀의 한쪽 바닥이 계단식이라 계단 위에서 놀면 충분히 발이 닿았기 때문에 그곳을 분주하게 왕복했다.
어른용 풀이다 보니 잠시라도 눈을 뗄 수가 없어 나는 물 밖에서 아이를 계속 따라다녔다.
9시 반쯤 시작한 수영은 11시 체크아웃을 앞두고 10시 40분쯤 끝났다.
아이는 더 놀고 싶다고 아쉬워했으나 나는 시내로 들어가는 동시에 시작될 여행에 한껏 들떠있었다.
이것이 동상이몽인가😅
수영을 마치고 탈의실에 들어서니 아까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탈수기가 보였다.
안 그래도 몸만 대충 씻고 체크아웃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영복은 따로 말릴 시간이 없었는데 잘 됐다 싶어 탈수기에 두어 번 돌렸더니 물이 쫙 빠졌다.
탈수기 센스 굿👍
체크아웃을 하고, 어제 시간이 늦어 처리하지 못했던 유심을 교환했다.
7일짜리 유심(데이터는 매일 5GB, 전화는 매일 30분까지 가능)을 클룩에서 미리 예약해 두었고, 가격은 만 원 정도였다.
동남아 여행에서는 대개 직원들이 알아서 유심을 바꿔주고, 나는 인터넷 연결이 되는지만 체크한 후 자리를 뜨곤 했는데 홍콩에서는 유심을 건네주기만 하고 교체는 스스로 해야 했다.
가져온 교체핀이 없어 데스크에서 빌렸다.
그다음은 아이가 여행 내내 '문어카드'라고 부르던 홍콩의 티머니, 옥토퍼스카드를 구입했다.
이 카드는 한국에서 미리 구입이 가능하고, 또 공항철도와 묶어서 구입하면 이득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버스 타고 시내로 들어갈 거라 그냥 현지 지하철역에서 구입했다.
우리는 투어리스트용 카드가 아닌 일반 대여용 카드를 골랐는데 그 이유는 투어리스트는 아이용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홍콩에서 아이의 대중교통 요금은 성인의 절반으로, 포기하기엔 아쉬운 금액이었고, 그렇다고 내 것만 투어리스트를 구입하기엔 귀찮아서(...) 둘 다 일반 대여용 카드로 했다.
옥토퍼스 카드까지 샀으니 이제 버스 타고 시내로 이동할 차례.
첫 번째 목적지는 익청빌딩이었다.
다른 관광지에서 살짝 벗어난 곳이라 어느 날에 넣어도 이동이 애매해져 아예 첫날의 첫 행선지로 넣었다.
캐리어가 없고, 에코백에 넣어온 짐이 무겁지가 않아 가능한 선택이었다.



익청빌딩으로 가는 공항버스 A12를 기다리는데 비가 오기 시작했다.
미리 말해두자면 우리가 홍콩에 머문 내내 매일 비가 왔다.
홍콩은 9월이 우기라는 거😂
그렇지만 썩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분위기가 더욱 홍콩 영화스러웠기 때문! (순전히 내 생각)
15분가량 버스를 기다리고 드디어 탑승했다.
요금은 성인 47.1 홍콩달러로, 약 8800원이었다.
우리는 타자마자 잽싸게 2층으로 올라가 맨 앞자리를 쟁취했다.
그리고 버스가 출발하기 시작하자 아이가 기쁨의 환호를 질렀다.
이것이야말로 아이의 진정한 소확행!ㅋㅋ
아이는 익청빌딩까지 가는 1시간 내내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에서 눈을 못 뗐고, 앉는 둥 마는 둥 손잡이를 붙잡고 엉거주춤한 자세로 반쯤 서서 갔다.



나는 옥토퍼스카드 어플을 다운받아 카드를 등록하고, 잔고를 확인했다.
나 혼자였음 굳이 어플까지 받진 않았을 것 같은데 아이 것까지 2장이다 보니 잔고를 체크해 두는 게 나을 듯해서였다.
비가 와서 그런지 버스가 빠르게 달리지 못했지만 그사이 여러 개의 다리를 건너면서 창 밖으로 섬들과 바다가 보였다.
과연 섬나라 답구나 싶었다.

버스에서 내려 익청빌딩을 향해 걸어가면 드디어 보이는 '홍콩스러운' 풍경.
열심히 사진에 담았다.
이 맛에 여행 오는 거지😚
흥분이 한껏 고취된 와중에도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우선 젠틀베이커리에 들렀다🤣
https://maps.app.goo.gl/n3kvKyZBKGRDRZ6e7
Gentle Bakery · Quarry Bay
www.google.com





나는 에그타르트 두 종류를 하나씩, 아이는 초코 깨찰빵을 구입했는데 어차피 곧 점심을 먹을 거라 여기서 구입한 빵들은 숙소로 가져가 간식으로 먹었다.
에그타르트는 플레인과 패스츄리 두 종류가 있고, 가격은 개당 6.5달러로, 1200원 정도.
무척 저렴한 가격이었다.
같이 산 초코 깨찰빵도 하나에 4.5달러라 800원 정도였고, 3개를 구입하면 12달러로 더욱 내려간다.
간단하게 시식평을 해보자면,
싼 맛에 먹어볼 만은 하지만 다시 방문할 생각은 없다.
상하이 릴리안 베이커리에서 궁극의 에그타르트를 맛본 이후로 눈이 높아져버려 평가가 좀 짤 수도...🤣
에그타르트 플레인과 패스츄리는 눈으로 봤을 땐 잘 구별이 안되지만 먹어보면 알 수 있다. (당연한 건가...?ㅋㅋ)
전체적으로 그냥저냥 괜찮기는 한데 타르트쉘에서 밀가루 맛이 많이 났다.
또 덜 단 편이었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더 달짝지근한 걸 선호해서 조금 아쉬웠다.
깨찰빵은 우리가 아는 그 심플한 맛으로 가격까지 고려하면 선방했다.
에그타르트와 깨찰빵 모두 저렴한 가격에 먹기엔 좋지만 온전히 맛으로만 보자면 추천하지 않는다😅



본격적으로 익청빌딩 구경을 시작했다.
트랜스포머 촬영지로 유명한 곳이라 사람이 많아 줄 서서 사진을 찍었다.
이때도 내내 비가 내렸는데 우산을 들고 찍자니 우산에 가려지는 배경이 아쉬워 결국 우리는 우산을 내려놓고, 비를 맞아가며 찍었다.
태연한 척 사진을 찍고 나선 후다닥 다시 우산을 썼는데 결과물은 역시 우산 없는 사진이👍
익청빌딩 구경도 마쳤겠다 이제는 배를 채울 시간.
점심식사를 하러 金峰静静粥面라는 음식점에 들어갔다.
https://maps.app.goo.gl/pcz4acTM8EuCuYWj9
金峰靚靚粥麵 · Quarry Bay
www.google.com
몇몇 한국 블로그에서 포스팅되긴 했지만 아직 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외국인 관광객은 우리 둘 뿐이었고, 나머지는 현지인들이었다.
종업원 아주머니는 친절하셨지만 영어를 전혀 못하셨고, 서로 손짓 발짓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홍콩은 합석하는 문화가 일반적이라 우리가 안내받은 테이블로 다른 손님들이 합석을 하면서 함께 앉아 먹는데 생소하면서도 재미있었다.




우리는 瑶柱齊粥(18달러)라는 가리비죽 하나와 중국식 튀긴 빵인 油條(11달러) 하나, 그리고 이 튀긴 빵을 반죽으로 말아 간장 소스를 뿌린 炸倆(19달러) 하나를 주문했다.
유명하단 메뉴 위주로 시켰는데 죄다 저렴했고, 그 결과 총 금액은 48달러로 겨우 9천 원 정도였다!
가리비 죽은 처음에는 환자식처럼 밍밍하다 싶었는데 계속 먹으니 은근 고소하고 맛있었다.
튀긴 빵은 별 맛이 안 났다. 간이 없다고 해야 하나?
달지도 짜지도 않고 말 그대로 맛이 안 나 특이했다.
아무 맛이 안 나니 죽을 찍어서 먹곤 했는데 튀긴 거라 상당히 기름졌다.
炸倆는 빵에 쫄깃한 피가 둘러싸여 소스가 뿌려져 있는데 꽤 맛있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라 뭐라 설명하기가 어려운데 짭조름한 거 좋아하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괜찮은 것 같았다.
그렇지만 안에 빵 튀김이 들어있다 보니 호불호는 갈릴 듯하다.
여행 와서 처음 먹는 홍콩 음식이라 어리둥절한 상태로 먹었는데 나중에 여행이 끝날 때 즈음 아이는 이곳에서 먹은 음식이 가장 맛있었다고 했다.
아이는 이곳에 한 번 더 가자고 졸랐지만 익청빌딩이 다른 관광지에서 홀로 떨어져 있어 다시 오자니 가뜩이나 짧은 일정에 시간 로스가 너무 컸다.
아쉬운 대로 호텔 근처 음식점에서 같은 메뉴를 시켜주었는데 이곳보다 맛이 없다며 거의 다 남기고 나왔다는 후문...😅
이렇게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양이 꽤 많아 결국 다 먹지 못하고 남기고 나왔다.
사실 튀긴 빵과 소스 뿌린 튀긴 빵은 결국 같은 빵이 들어가니 굳이 둘 다 주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음에 방문하게 된다면 소스 뿌린 炸倆만 주문할 것 같다.
아이도 이 메뉴를 참 좋아했다.
식사를 마친 후 카페를 갈 생각이었지만 아이도 나도 거리 구경이 하고 싶어 몸이 근질거렸다.
결국 세븐일레븐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기로 했다.
한국의 편의점에서는 파우치 형태로 되어 컵에 따라먹는 커피만 판매했던 것 같은데 내가 사는 일본에서도, 그리고 여기 홍콩에서도 편의점에서 커피머신으로 내린 제대로 된 커피를 마실 수 있다.
편의점에서 파는 커피라니 맛이 의심스러울 수 있겠지만 의외로 퀄리티가 상당하다!
특히 일본 편의점의 카페라떼는 거품이 쫄깃(?)하다 ㅋㅋ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저가 체인점 커피보다 맛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일본 여행 오시면 꼭 한 번 드셔보시길🥰


세븐일레븐에서 무슨 커피를 마실까 고민하다가 계절 한정으로 나온 멜론 커피를 골라봤다.
가격은 20달러로, 약 3천7백 원이었다.
(참고로 일본은 대개 1000원대이다.)
멜론 커피라니!
후회할 것 같긴 했지만(ㅋㅋ) 이왕 홍콩에 왔으니 특이한 걸 먹어봐도 좋겠다 싶었다.
멜론 커피는 카페라떼에 멜론향이 은은하게 감도는 정도로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살짝 단 맛이 났다.
평소에 믹스 커피를 먹는 사람이라면 단 맛이 거의 없다고 느껴졌을 텐데 나는 믹스 커피도 안 먹고 아바라 같은 달콤한 커피도 안 좋아하기 때문에...
단 맛이 신경 쓰여 결국 반 정도 남기고 말았다.
바로 직전까지 식사를 했으니 뱃속에 빈 공간이 없기도 했지만.
여하튼 후식까지 클리어한 후, 지하철을 타고 이번에는 홍콩 시내의 중심지인 침사추이로 향했다.

[일정]
첫째 날(9/20) : 밤 11시 45분경 홍콩 첵랍콕 국제공항 도착 - 호텔 체크인(Regal Airport Hotel)
둘째 날(9/21) : 호텔 수영장 - 시내로 이동 - 익청빌딩 - 간식구입(Gentle Bakery) - 점심식사(金峰静静粥面) - 청킹맨션 - 구룡공원 - 호텔 체크인(B P International) - 저녁식사(딤섬히어) - 템플스트리트 야시장 & 레이디스 마켓 - 1881 Heritage & 빅토리아 하버 야경
셋째 날(9/22) : 호텔주변구경 & 점심식사(MASTER CONGEE) - 침사추이 산책 - 제니베이커리 - 구룡공원 - 호텔에서 휴식 - 카페(KAM YEE SIU CAFE) - 센트럴역으로 이동 - 미드레벨 엘리베이터 & 소호 벽화거리 산책 - 만모사원 - 타이쿤 감옥 - 저녁식사(침차이키) - 타이청 베이커리 - 피크트램&스카이테라스428
넷째 날(9/23) : 체크아웃 - 점심(딤딤섬) - 디저트(설왕대성대) - 공항으로 이동 - 기화병가 공항점 쇼핑 - 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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