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해외여행/2024.03 상하이

[중국 상하이] 첫째 날 : 황푸강 유람선에서 바라보는 와이탄 야경

살랑살랑봄봄 2024. 3. 31.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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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여행날이 어느새 성큼 다가왔다.
오후 12시대 항공편이라 여유롭게 아침을 보낸 후에 간사이 공항으로 향했다.
춘추항공 데스크는 간사이 공항 제2터미널에 위치하는데 춘추항공은 온라인 체크인이 따로 없어 공항에서 줄 서서 발권하면 된다.

춘추항공을 이용할 때 꼭 확인해야 할 점은 기내반입 수화물 사이즈 규정이 다른 항공사와 조금 다르다는 것이다.
성격이 급한 나는 위탁 수화물을 찾는 게 영 성가셔서 웬만하면 기내에 들고 탄다.
여행 짐에 관해서는 미니멀리스트라 기내용 캐리어 무게 3킬로에 아이와 내 짐을 합쳐도 저가항공의 기내반입 수화물의 제한무게인 7킬로를 넘지 않는다.

이번에도 당연히 기내반입이 되겠거니 안심했는데 춘추항공은 수화물의 가로, 세로, 높이 중 제일 긴 변이 60센티 이내어야 했다!
21인치 내 기내용 캐리어의 높이는 65센티.
무게 규정만 확인했지 기내용 캐리어니 당연히 반입할 수 있겠지 싶어 사이즈는 체크하지 않았다.

아무튼 이 캐리어를 기내반입하려면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춘추항공 플러스라는 걸로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했다.
시간을 아끼고자 캐리어를 기내에 들고 타고 싶었던 나는 업그레이드를 하기 위해 홈페이지에서 여러 번 시도해 봤지만 중국 내 현지 번호가 없다는 것에 막혀 결국 실패했다.
(처음부터 춘추항공 사이트에서 스프링 플러스로 티켓을 구매한다면 문제없다!)
어쩔 수 없이 위탁수화물로 맡길 수밖에 없었는데 사전 수화물을 구입해두지 않고 당일에 추가하게 되니 꽤 비싼 값을 치러야 했다.
엔화로 5,400엔, 한화로 5만 원 정도를 냈다.
아까웠다.

이런 해프닝이 있었지만 나에게 춘추항공에 대한 이미지는 여전히 좋다.
7년 전쯤, 당시 신혼이었던 나와 남편은 연말 휴가를 이용해 상하이를 다녀오기로 하고 춘추항공에서 항공권을 발권했었는데 여행 3주를 앞둔 시점에 임신사실을 알게 되었다.
환불불가 특가항공권이라 취소가 안 되고, 임신 사실을 안 이상 여행 갈 기회가 줄어들 것 같아 여행을 강행할 생각이었지만 곧이어 심한 입덧이 시작됐다.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임신을 했는데 입덧이 너무 심해 탑승이 힘들 것 같다는 내용으로 항공사에 메일을 보냈는데 임신 축하 메시지와 함께 환불불가 항공권을 수수료 없이 전액환불해 주었다.
그때의 경험이 아직도 감동스러워서인지 여전히 나는 춘추항공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오후 3시경 푸동공항에 도착해 무사히 입국수속을 마쳤다.

경유 비자로 상하이 푸동공항에 입국한 이야기는 여기🔽

[중국 상하이] 경유 비자 도전기!

중국 경유 비자를 알아보면서 가슴이 철렁했던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다. 대부분은 블로그와 카페에 적힌 내용들이 상이해서 오는 혼란이었다. 최악의 경우, 중국 입국이 불허되어 예매해 둔 항

bomtravel.tistory.com


시내까지 그냥 지하철을 타고 들어갈까 하다가 그래도 이왕 상하이에 왔으니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는 마그레브 자기 부상열차를 타보기로 했다.

상하이 마그레브 자기부상열차 티켓과 영수증. 개찰구로 들어갈때는 터치하고, 나갈때는 투입구에 집어 넣으면 된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열차인 상하이 마그레브. 최대시속이 400km을 넘는다는데 거리가 짧아서 그런지 가장 빠를 때 300을 찍고 내려왔다. 빠르긴 무지 빠르다!


편도는 40위안이고, 왕복은 70위안으로 왕복 티켓은 일주일 내에 사용하면 된다고 했다.
아이는 무료라 성인 왕복 1장을 구입하고, 바로 탑승했다.
룽양루역까지 소요되는 시간은 딱 8분.
일반 지하철을 이용하면 룽양루역까지 약 47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자기 부상열차는 시간 절약 측면에서 꽤 좋았다.
다만 탑승역까지는 거리가 꽤 있긴 하지만^^;


룽양루역에서 난징동루까지 다시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는데 난징동루역 출구로 나오는 순간, 피곤함도 다 잊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첫인상은 마치 유럽과 중국을 섞어 놓은 느낌이랄까.
연식이 좀 된 듯하면서도 멋스러운 근대식 느낌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꼭 중국영화 세트장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중국의 다른 지역들은 가보지 못해 비교할 수는 없지만 상하이는 거리도 정말 깨끗하고, 사람들도 의외로(?) 매너 좋고, 질서 정연했다.

호텔에 짐을 놓고 더 찬찬히 둘러보고 싶었지만 첫날부터 황푸강 유람선 표를 구입해 뒀기 때문에 일단 시간이 더 늦어지기 전에 저녁식사를 하고, 선착장으로 가기로 했다.

첫 저녁식사는 무려 맥도날드🤣
여행오기 며칠 전, 해피세트 장난감에 눈이 먼(?) 아이가 연일 맥도날드에 가자길래 '중국에도 맥도날드 있으니까 거기서 먹자'고 했던 말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중국까지 와서 맥도날드를 먹어야 한다는 게 내키지는 않았지만 약속은 약속이니 맥도날드로 향했다.

키오스크로 주문하니 간편했다!


맥도날드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고, 알리페이로 결제했다.
실은 자기 부상열차 티켓을 구입할 때 알리페이를 개시하고 싶었지만 남편 명의로 등록해 둔 신용카드가 앱카드 인증을 요구하면서 결제를 진행할 수 없게 되자 포기하고 현금을 냈었다.
그 뒤 지하철을 탈 때는 새로운 신용카드를 등록해 정상적으로 결제가 됐다.
다행스럽게도 이번에는 알리페이가 정상작동했다.

디즈니 상자 안에 든 게 해피세트
해피세트 장난감. 카드이긴한데... 어떻게 가지고 노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넘나 맛있어서 하나 더 시켜 먹었던 초코삼각파이.


아이는 늘 그렇듯 해피세트를 골랐고, 나는 더블패티 치즈버거와 초코삼각파이를 골랐다.
초코삼각파이를 고른 건 신의 한 수였다!
진하고 꾸덕한 초코크림이 달달한 게 정말 맛있었다.
초코삼각파이 앞에 이성의 끈을 놓은 나는 욕심을 부려 치킨랩과 초코삼각파이를 하나 더 주문했다.

문제의 치킨랩... 매운맛을 골라 맵기도 맵지만 향채의 냄새와 맛에 적응할 수 없었다...


그런데... 더블패티버거까지는 예상가능한 그 맛이었는데 치킨랩(이름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지만)이 좀 충격적이었다.
정체 모를 향채가 들어있었다.
씹는 느낌이 고사리 같기도 하고 미역줄기 같기도 하고... 아무튼 냄새가 엄청났다.

예전에 유럽 갔을 때 탔던 중국 항공사 에어차이나 기내식의 냄새가 났다.
내 인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기내식을 하나도 못 먹고 버린 아련한 추억🤣
같이 딸려 나온 과일조차도 중국 특유의 냄새가 나서 싹 다 남겼던 기억이 있다.
치킨랩에서는 그때 그 시절 추억의 냄새와 맛이 났고, 아까운 마음에 몇 입 먹다가 도저히 못 먹겠어서 치킨랩을 풀어헤쳐 소스가 안 묻은 빵 부분만 먹었다.



식사를 마친 후, 이번에는 유람선 탑승장으로 향했다.
탑승장까지는 도보 30분 정도라 걸어갈 계획이었지만 비행기에서 잠을 안 자서인지 몸이 너무 피곤했다.
사실은 탑승권도 취소하고 그냥 호텔 가서 쉬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꾹 참고 택시를 타고 이동했다.

https://goo.gl/maps/Y2fi8MraBvvBSgbu5

31°13'44.6"N 121°29'48.0"E

maps.google.com

🔼 황푸강 유람선 선착장 위치

미리 다운로드한 디디추싱으로 택시를 불렀는데 고난의 시작이었다...
디디추싱은 우버나 그랩처럼 도착장소를 미리 지정하고 택시를 매칭하는 식인데 초행길이라 혹시 장소가 다를지 모르니 택시 아저씨에게 '유람선 선착장으로 가주세요.'라고 번역된 중국어를 보여드렸다.

그랬더니 아저씨가 자기는 거기 가본 적이 없다면서 그 주소 맞긴 한 거냐, 그 장소의 사진을 보여달라 등등 이거 저거 묻기 시작했다.
나는 중국어를 못 하고, 상대방은 중국어밖에 못 하니 여간 답답한 게 아니었다.

번역기로 대화를 하는데 아저씨는 급기야 답답함을 이기지 못하고 샤우팅을 하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친구인지 연인인지 위챗으로 음성메시지를 보내는데 '한궈런'이라는 단어가 여러 번 들리고 화를 내는 거 보니 우리 욕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나도 한국어로 욕해주고 싶은 마음이 올라왔지만 옆에 아이가 있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몸이 너무 녹초가 돼서 대꾸할 기력이 없었다.

행선지에 대해 거듭 묻길래 더 이상 실랑이하기도 귀찮아서 그냥 지도대로 가라고 했다.
정말 지도대로만 가도 되냐길래 그러라고 했더니 머쓱해했다.
그 와중에 아저씨는 중간중간 지나가는 경찰이나 공사장 인부를 붙잡고 선착장 가는 길에 대해 물었고, 결국 내가 지도에 입력했던 곳이 맞았다면서 또다시 머쓱해하며 웃었다.
마지막 내릴 때는 잘 가라고 손까지 흔들어줬다.

짜증 나고 귀찮기는 했지만 어쨌든 승객을 정확한 장소에 내려주겠다는 프로의식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이 사람이 유난스러웠던 케이스였고 그 뒤로 다른 택시기사들을 비롯해 만나본 중국인들은 모두 무뚝뚝하지만 친절했다.
츤데레...라고 해야 하나?

아무튼 무사히 선착장에 도착해 미리 클룩에서 구입해 둔 표를 탑승권으로 교환했다.
탑승 가능한 유람선 중 가장 빠른 시간대의 유람선을 안내해 주는 것 같았다.

중국 자판기
스크린에서 음료 선택하고 알리페이 등의 바코드로 결제할 수 있다.


표를 받아 들고, 물 한 병을 사서 들어가려고 자판기 앞에 섰는데 자판기 역시 QR코드 결제였다.
중국에서는 모든 게 QR코드로 통한다더니!
자판기 천국인 일본에 살면서도 QR코드를 이용해 결제해 본 적이 없어 신선한 경험이었다.

유람선 타러 가는 길
우리가 탑승한 유람선


유람선에 탑승하기 위해 화살표를 따라가는데 사람이 무지하게 많았다.
압사당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유람선 크기를 보니 납득이 갔다.
유람선도 무지하게 컸다.

나는 인터넷에서 본 대로 탑승하자마자 제일 꼭대기층으로 올라가 VIP존으로 향했다.
VIP존은 100위안을 더 내면 입장할 수 있는데 개별의자가 마련되어 있고, 음료와 과자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었다.

VIP존으로 입장하는 티켓. 1인당 100위안을 현장에서 지불하고 입장하면 된다.
VIP존의 모습. 뒷편에 사람이 많이 서있는 곳이 일반존이다.


100위안이면 입장권에 추가로 2만 원이 더 들어가는 셈이라 저렴하지는 않지만 이왕 즐기는 유람선의 야경을 제대로 즐기고 싶다면 강력추천!

VIP존이 아닌 곳에서는 야경을 보려는 사람들이 가장자리마다 따닥따닥 붙어 있어 나와 아이처럼 체구가 작은 사람은 중앙으로 밀려날게 뻔했고, 사진을 남긴다 한들 남의 뒤통수만 잔뜩 찍어올 것이 뻔했다.

반면, VIP존은 좌석만큼만 손님을 받기 때문에 여유롭게 공간을 이용할 수 있었고, 편의점 야외테이블 같은 플라스틱 의자긴 하지만 앉아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는 것도 편했다.
시야에 가려지는 것이 없어 아름다운 야경을 맘껏 즐기고, 예쁜 사진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야경은 어느 하나 빠지는 곳 없이 아름다웠는데 그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곳은 역시 동방명주와 와이탄이 아닐까 싶다.
넋을 놓고 쳐다보다가 부랴부랴 사진을 찍었다.
항구도시인 고베에 사는 나는 고베에 야경에 나름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데 상해에 견주기에는 규모부터 역부족이었다.
상해의 야경은 내가 본 야경 중 단연 최고였다.

와이탄 야경😍


건물 하나하나의 규모도 압권이었지만 그 건물들이 끝없이 줄지어 서있는 모습이 장관이었다.
이래서 땅덩이는 넓고 봐야 되는구나 싶었다.
상하이의 시티뷰는 끝없이 펼쳐졌고, 그 속에서 각기 다른 모습의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초고층 건물들과 라이트업 연출이 인상적이었다.

피곤한 와중에도 유람선 일정을 강행하길 잘했다 싶었다.
오히려 의자에 편히 앉아 과자를 까먹으며 아름다운 뷰를 보고 있자니 피로는 잊고 텐션이 올라갔다.


와이탄 거리
금빛 조명을 받아 더욱 아름다운 와이탄



기력을 되찾은 우리는 유람선에서 내려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와이탄 산책을 했다.
나는 거의 건물 하나를 지날 때마다 발걸음을 멈췄다.
건축에 대한 지식은 하나도 없지만 '어떻게 저렇게 멋있게 지었을까'를 연발하며 중국 건물들의 매력에 푹 빠졌다.

늦은 시간에 호텔에 돌아와서는 대충 씻고 잠을 청했다.
몸은 피곤했지만 기분이 좋았다
이곳 상하이에는 나를 설레게 하는 무언가가 있는 게 분명했다.
어쩌면 나의 인생 여행지 베스트 5에 들어갈 강력한 후보를 만났을지도 모르겠다.



[일정]


첫째 날(3/22) : 오후 3시경 푸동공항 도착 - 호텔로 이동 및 체크인 - 저녁식사(맥도날드) - 황푸강 유람선 탑승 - 와이탄 산책

둘째 날(3/23) : 상하이 임시정부 - 점심(胖子面) - 티엔즈팡 - 마시청 서커스 - 저녁식사(하이디라오) - 난징동루 산책 - 예원

셋째 날(3/24) : 오전 휴식 - 점심(스타벅스 상하이 로스터리) - 푸동미술관 - 매너커피 - 저녁(헌지우이치엔) - 난징동루 산책&쇼핑

넷째 날(3/25) :  디즈니랜드 - 저녁(하이디라오) - 난징동루 산책&쇼핑

다섯째 날(3/26) : 체크아웃 및 공항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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