띄엄띄엄 작성하는 나의 여행기^^;
둘째 날엔 벳푸에서 관광을 한 후, 곧장 유후인 료칸으로 이동해 저녁시간부터는 가족들 모두 쭉 료칸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냈었다.
그래서 셋째 날은 체크아웃을 한 후, 아직 둘러보지 못한 유후인을 둘러보고 학문의 신을 모신다는 다자이후 텐만구를 관람한 다음, 다시 후쿠오카로 돌아오는 일정을 계획했다.
먼저 유후인에 오면 빠뜨릴 수 없는 긴린코(킨린호수)를 산책했다.
료칸에서 체크아웃 직전까지 시간을 꽉 채우고 나온 터라 긴린코에는 11시 20분경에 도착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관광객이 많았고, 특히 한국 사람이 정말 많았다!
https://maps.app.goo.gl/UPHWw1bZUZWeiQtX7
호수의 풍경은 참 서정적이고 고요했는데 사람이 워낙 많아 느긋하게 즐기기에는 아쉬웠다.
날씨가 흐린 것도 좀 아쉬웠다.
그리고 렌트하시는 분들을 위해 주차 팁을 주자면,
유후인은 마을은 작은데 비해 관광객이 정말 많아서 주차하기가 정말 어렵다.
특히 길이 좁고, 사람이 많아 차(특히 관광버스가 많다)가 움직이기 어려우니 가능하면 관광지 골목 내부까지 차를 가져오기보다는 조금 걷더라도 약간 떨어진 곳 주차장에 세우는 게 좋을 듯하다.
게다가 내부로 들어갈수록 주차요금도 비싸다.
비싼 주차요금은 둘째 치더라도 주차요금을 정산하고 나서도 주차장 내부로 들어오려는 차량과 그 앞을 지나다니는 사람들 때문에 빠져나가는데 한참이 걸린다.
긴린코를 한 바퀴 돌고 나서는 유후인 거리를 산책하기 시작했다.
가는 길에 잉어를 키우는 연못들이 여러 개 보이고, 그 옆에는 잉어 먹이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었다.
먹이를 지나칠 수 없는 아이는 얼른 동전을 넣고 먹이를 꺼내 들었다.
그랬더니 물고기들이 귀신같이 알고 아이 주변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먹이를 주기 시작하자 아이는 잉어들에게 슈퍼 스타가 되었지만 먹이가 떨어지고 나니 그 인기는 금방 시들었다.
먹이를 한 번 더 주고 싶다는 아이를 만류하고 다시 거리로 향했다.
잉어보다는 내가 밥을 먹어야 할 것 같아서^^;
https://maps.app.goo.gl/px8A2AqryN7ePn95A
우선 주전부리도 할 겸 일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는 유후인 금상 고로케를 찾았다.
줄이 길었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금방 빠졌고, 다들 따끈따끈한 고로케를 받아 들고 맞은편 길가에 서서 뜨거운 고로케를 후후 불어 식혀가며 먹고 있었다.
그 대열에 우리 가족도 합류했다.
내가 사는 고베에서 가까운 아리마 온천에도 유명한 고로케 집이 있고, 그곳 역시 늘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데 사실 그곳과 맛의 큰 차이는 모르겠다^^;
하지만 고로케는 정말 갓 튀긴 게 진리인듯하다!
맛이 없을 수가 없다.
https://maps.app.goo.gl/s98Mp2iFonfRyr7Z6
그다음은 플로랄빌리지를 구경했는데 사람이 정말 정말 많아서 제대로 구경하기가 힘들었다😅
인파에 휩쓸려 다니면서 곁눈질로 구경하는 정도.
지브리에 나올 것 같은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참 귀여웠다.
플로랄빌리지 한편에는 다람쥐들도 살고 있었는데 배가 불렀는지(?) 사람들이 일부러 구입해서 주는 먹이도 제대로 받아먹지 않았다🤣
잘 먹고 사나 보다.
https://maps.app.goo.gl/wBpMtSnv3qUmbD9e9
점심 식사를 위해 찾은 곳은 일식요리점 하기노챠야(萩の茶屋).
사실 미리 알아보고 간 곳은 아니고 주차장이 넓길래 들어간 곳이다.
따라서 맛집까지는 아니라는^^;
그래도 일본 스러운 옛 목조건물의 분위기가 괜찮았고, 맛도 뭐 그냥저냥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관광지치고 가격을 비싸게 받지 않는 게 큰 메리트였다.
가장 저렴한 가케 우동이 640엔 정도였고, 내가 주문한 미니세트(새우텐동 작은 사이즈, 우동 혹은 소바 작은 사이즈가 함께 나온다)는 1265엔이었다.
양도 생각보다 넉넉해서 괜찮았다.
단 한 가지, 장점들을 상쇄하는 커다란 단점이 있었는데 바로 너무나도 불친절하다는 것.
일본에 10년 살면서 이렇게 불친절한 곳은 처음 봤다.
대기하는 손님들을 신경 쓰지 않는 건 그렇다 쳐도 우리 차례가 되어 인원이 몇 명인지 알리려 내부로 살짝 고개를 들이밀자 가게 안으로 들어오지 말라고 대뜸 소리부터 질러댔다.
일본에서 덜 친절한 곳은 봤지만 불친절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기억이 안 나서 오랜만에 신선한 경험이었다.
https://maps.app.goo.gl/bgiLyFtTFyp86fvP7
식사를 마치고 나서 커피를 마실 겸 카페로 향했다.
Cafe Anahata라는 곳이었는데 내부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는 작은 카페였다.
다만 이곳 역시 한국인 손님이 참 많았다^^;
음료 맛으로만 평가하자면 솔직히 두 번은 안 갈 것 같지만 잡화들로 귀엽게 꾸며놓은 아늑한 분위기는 꽤 좋았다.
유후인 거리에는 의외로 카페가 많지 않았고,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가게가 닫혀있는 경우도 있었다.
가뜩이나 작은 카페에 손님들이 대기하기 시작하니 마음이 급해져 서둘러 마시고 나와야 했다.
https://maps.app.goo.gl/iesqanPDrdeUtkdB7
차에 올라타기 전, 유후인의 우유를 사용해 갓 구웠다는 치즈케이크 맛이 궁금해 테이크아웃을 했다.
미르히라는 가게의 케제 쿠헨(ケーゼクーヘン, kase kuchen)이라는 치즈케이크였는데 기대한 것보다 더 치즈 맛이 진하고 맛이 좋았다!
사이즈가 작아 조금 아쉽긴 했지만 커피랑 함께 간단하게 디저트로 먹기 딱 좋을 것 같다.
https://maps.app.goo.gl/dsXahRX4KPWywShe6
차에서 디저트까지 깔끔하게 해치운 우리는 다자이후로 향했다.
다자이후는 후쿠오카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유후인에서는 자동차로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후쿠오카 - 벳푸, 유후인 사이에 위치하고 있어서 오며 가며 들르기 딱 좋다.
중간에 휴게소도 들러가며 다자이후에 도착하니 어느덧 오후 4시 반이 지나있었다.
다자이후 텐만구(다자이후 천만궁)는 오후 7시까지 열려있지만 그 주변 가게들은 더 일찍 닫기 때문에 조금 서둘렀다.
다자이후 텐만구는 학문과 문화예술의 성지라고 불리는 곳으로 무려 1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곳이라고 한다.
이곳에는 커다란 황소 동상이 있는데 황소의 머리를 만지면 학업성취를 한다는 믿음이 있다.
그래서 다들 머리를 만져서 인지 황소의 머리 부분만 칠이 벗겨져 반질반질했다.
내 설명을 들은 아이가 황소의 머리를 만지더니 깜짝 놀라며 효과를 봤다고 했다.
방금 머리가 똑똑해진 게 느껴졌다며 천재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렇게 몇 초만에 효과가 나타나다니 참 용하네ㅋㅋㅋ
이름 있는 신사라 그런지 내부도 꽤 넓고 볼거리도 많았다.
부모님 역시 유후인보다도 이곳을 더 좋아하셨고, 우린 거의 문 닫을 시간 직전까지 이곳에서 시간을 보냈다.
텐만구 입구 큰길에는 양쪽으로 상점가들이 들어서 있었다.
특히 우메가에모찌라는 매화꽃이 새겨진 떡이 유명해 그 떡을 즉석으로 만들어내는 가게들이 많이 보였다.
안에 팥소가 들어간 심플한 떡이지만 갓 구운 떡을 건네받자마자 먹으니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날이 어둑어둑해지고 렌터카 반납시간이 다가오자 우리는 후쿠오카로 향했다.
차를 반납하고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러 나섰다.
호텔 근처에 오오이시라는 모츠나베 전문점이 있길래 그곳으로 향했다.
https://maps.app.goo.gl/8AZdYVCBhew5QnXr8
한국인이 많이 오는지 한국어 메뉴판이 마련되어 있어 주문하기 편했다.
우리는 다섯 명이지만 아이는 먹는 양이 많지 않고, 나는 곱창 같은 내장을 못 먹기 때문에 3인분만 주문했다.
역시나 적었다😂
어른이 셋이면 최소 4인분은 시키는 게 배불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밥과 이것저것 단품메뉴, 면사리를 주문하니 배가 불러왔다.
5명이서 10만 원도 안 나왔으니 꽤 선방했다.
다음 날은 나와 아이를 제외하곤 오전부터 부모님은 공항으로, 남편은 신칸센역으로 향하는 일정이었기 때문에 셋째 날인 오늘이 실질적으로 가족여행의 마지막이었다.
가뜩이나 짧은 일정이 비행기 연착과 길을 헤매는 바람에 더 길어진 이동시간으로 인해 여행이 더욱 짧게 느껴졌지만 삼대(三代)가 함께 떠나는 여행이 앞으로는 더욱 쉽지 않을 거라 생각하니 이 짧은 시간마저도 소중하게 느껴졌다.
내일은 집에 돌아가는 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아이와 나 단둘이 시내 탐방에 나선 여행기를 써보려 한다.
[일정]
첫째 날(4/4) : 오후 6시 30분경 후쿠오카공항 도착 - 호텔로 이동 및 체크인 - 저녁(캐널시티 회전초밥 헤이시로) - 캐널시티 분수쇼 관람 - 나카스 포장마차 거리
둘째 날(4/5) : 렌터카 대여 - 벳푸로 이동 - 점심(아프리칸 사파리 내 식당 SALVIA) - 아프리칸사파리 - 벳푸 지옥(우미지옥) - 유후인으로 이동 - 료칸 체크인 - 저녁(료칸 카이세키 요리)
셋째 날(4/6) : 유후인 긴린코 호수 - 유후인 마을 산책(플로랄빌리지) - 점심(일식요리점 하기노챠야) - 카페(Cafe Anahata) - 다자이후로 이동 - 다자이후 텐만구 - 호텔 체크인 - 저녁(모츠나베 오오이시)
넷째 날(4/7) : 체크아웃 및 가족들 배웅 - 점심(인도요리 나마스테 스미요시) - 카페(I don't know) - 후쿠오카 장난감 미술관 - 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