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라오에서 빵빵하게 배를 채운 우리는 소화도 시킬 겸 예원으로 가기 전, 난징동루를 한 바퀴 돌았다.
제일백화점 옆 한 골목에서는 작은 노점상들이 쭉 늘어서 있었다.
손수 만든 듯한 악세사리부터 주전부리용 간식들, 먹음직스러운 과일과 아이들을 겨냥한 장난감 등 다양한 가게들이 보였다.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발길이 멈춘 곳은 고리 던지기 게임 코너.
나란히 줄 지어있는 피규어를 향해 고리를 던져 고리가 쏙 들어가면 경품으로 그 피규어를 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한 중국인 아주머니가 게임을 시작하고 계시길래 아이랑 나는 한쪽에 비껴 서서 응원을 하고 있었다.
그때 아주머니께서 고리의 절반을 아이에게 쥐어주며 던져보라고 했다.
받아도 되는 건가 싶어 몇 번 사양하다가 결국 아이도 함께 게임에 참여하게 됐는데 아이가 던진 고리가 아슬아슬하게 피규어에 걸쳐졌다.
피규어에 애매하게 사선으로 걸쳐져 있어 완전히 들어가지는 않아 실패처리 되겠거니 했는데 고리를 쥐어주신 아주머니께서 이건 성공으로 봐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치시기 시작했다🤣
중국어라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아주머니 주인아저씨와 몇 번의 실랑이 끝에 피규어를 쟁취해 내셨고, 아이에게 건네주셨다.
피규어를 선물로 받은 아이가 함박웃음을 지으니 아주머니도 덩달아 기뻐하셨다.
쎼쎼와 땡큐를 연발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서로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었다.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늘 기분이 좋지만 여행지에서 만나는 따뜻한 사람들은 감동도 배가 된다.
특히 아이에게 쏟아지는 애정 어린 시선과 따뜻한 배려는 너무나도 감사한 일이다.
피규어를 선물해 주신 중국인 아주머니부터 서커스 옆자리에 앉아 아이에게 간식을 나눠 주셨던 한국인 아주머니, 아이를 위해 귀여운 코끼리 파우치를 세 개나 따로 챙겨주셨던 태국 직원분까지.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유형의 선물뿐만이 아니라 더 커다란 무형의 감동과 추억까지 선물 받았다.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세상에는 따뜻한 사람이 많다는 걸 아이도 몸소 느끼고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딸기를 팔고 있는 노점상으로 갔다.
중국은 과일값이 저렴하고 맛이 좋으니 과일을 먹고 오라는 동생의 지령이 있었다.
딸기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우리는 싱싱해 보이는 딸기 한 바구니 골라 계산했다.
이곳에서도 위챗페이로 결제했다.
그러고 나서는 큰길을 따라 다시 상점 구경을 했다.
아이의 관심을 끈 곳은 역시나 엠앤엠즈 월드였다.
유난히 사람들이 붐비는 곳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지만 아이는 마냥 신나 열심히 돌아다니며 구경을 했다.
운 좋게 캐릭터와 악수도 할 수 있었다!
(캐릭터 인형 나오는 시간이 언제인지는 모르겠는데 그 뒤로 들렀을 때는 못 만났다는 후문)
https://maps.app.goo.gl/u6T4mFnNDdevxJBYA
2층까지 엠앤엠즈 초콜릿과 굿즈들이 꽉 들어차있었고, 외국인, 내국인 할 거 없이 다들 바구니에 가득가득 담고 있었다.
다들 엠앤엠즈에 진심인듯하다.
짐이 늘어나 예원에 가기 전에 숙소에 들어가 짐을 두고 나오기로 했다.
그러면서 아까 사 온 딸기를 씻어 한 입 먹어보는데 알도 무지 크고 달기도 엄청 달았다.
바구니에 가득 들어있는 딸기가 우리나라 돈으로 만 원이라니.
이건 안 먹어두면 손해!
결국 아이와 나는 짐만 두고 나가겠다는 결심과는 달리 딸기를 반 정도 먹어치우고 나서야 호텔에서 나왔다.
https://maps.app.goo.gl/1Ki9DVQenskwrQDG7
다음 목적지는 예원.
사실 정원 안으로 입장하려면 낮에 갔어야 하지만 나는 정원 내부보다는 거리의 야경이 꼭 보고 싶어 늦은 시간에 찾았다.
지하철 예원역에서 걸어 나와 예원에 도착하기 전까지는 상하이 도심의 모습이었다.
도중에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뽕짝에 맞춰 블루스를 추고 계셨는데 아이가 너무 재미있어하길래 벤치에 앉아 박수를 치며 관객을 자처하기도 했다.
아이도 같이 춤을 추고 싶어 했지만 역시 부끄러워서 안 되겠다며 후일을 기약했다.
예원이 가까워지자 옛 중국스러운 거리와 건물들이 눈에 띄었다.
아름답기도 아름다웠지만 무엇보다도 규모에 압도당했다.
몇몇 지정된 건물들을 관람하는 건 줄 알았는데 거리 전체가 전부 볼거리 즐길거리였다.
규모가 큰 만큼 돌아보는 데에도 시간이 꽤 소요됐다.
몇 걸음 걷다가 사진을 찍는 일이 반복되니 아이에게 사진 좀 그만 찍으라는 잔소리를 들었다🤣
찍고 또 찍어댔지만 사진으로는 다 담아낼 수 없는 게 너무 아쉬웠다.
꼭 실제로 가서 봐야 하는 곳이다!
골목마다 간식을 파는 음식점과 잡화점, 특히 귀금속을 판매하는 금은방 같은 곳들이 많이 보였는데 예스러운 분위기의 건물들과 이질감이 없이 어우러져 있었다.
마치 중국 영화, 홍콩 영화 세트장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데도 건물도 거리도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다는 것도 놀라웠다.
예원에서 한 시간가량의 구경을 마친 후, 다시 호텔로 향했다.
마음 같아서는 한두 시간 더 있고 싶었지만 아이가 잠들 시간이 가까워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하루 종일 걸어 다니느라 만보계의 수치가 이미 2만보를 넘었던 터라 내일 일정을 위해서는 휴식이 필요했다.
내 걸음이 2만보를 넘었으니 아이는 거의 2만 5 천보~3만보를 걸었을 텐데 가끔 앉아서 쉬자고 할 때 말고는 투정 한 번 없는 아이가 대견하게 느껴졌다.
더불어 역시 아이들의 체력은 정말 어마어마하구나 싶었다.
오전 일정이었던 상하이 임시정부부터 티엔즈팡, 오후 일정인 마시청 서커스와 하이디라오, 난징동루와 예원까지 상하이를 한껏 느끼고 즐긴 하루였다.
[일정]
첫째 날(3/22) : 오후 3시경 푸동공항 도착 - 호텔로 이동 및 체크인 - 저녁식사(맥도날드) - 황푸강 유람선 탑승 - 와이탄 산책
둘째 날(3/23) : 상하이 임시정부 - 점심(胖子面) - 티엔즈팡 - 마시청 서커스 - 저녁식사(하이디라오) - 난징동루 산책 - 예원
셋째 날(3/24) : 오전 휴식 - 점심(스타벅스 상하이 로스터리) - 푸동미술관 - 매너커피 - 저녁(헌지우이치엔) - 난징동루 산책&쇼핑
넷째 날(3/25) : 디즈니랜드 - 저녁(하이디라오) - 난징동루 산책&쇼핑
다섯째 날(3/26) : 체크아웃 및 공항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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