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본에서 맛집을 찾을 때, 구글보다는 일본 내 맛집 평가 사이트인 타베로그를 더 신뢰하는 편이다.
실제로 많은 일본인들이 맛집을 찾을 때 주로 언급되는 사이트가 타베로그인데 그 이유를 살펴보자면 다음과 같다.
1. 맛집 평가가 특화되어 있다.
우선 타베로그는 사이트의 이름 그대로 「食べる 타베루 (먹다)」, 음식에 관한 평가가 특화되어 있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예전부터 맛집을 돌아다니며 평가하는 미식가들의 후기들이 많이 올라오는 편이다.
2. 광고성 후기나 음식과 상관없는 후기가 없다.
나는 우리나라에서 음식점을 찾을 때는 주로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는데 후기의 맨 밑까지 내려가 확인해보면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았다는 문구가 쓰여 있는 경우가 많아 아쉬울 때가 많다.
인스타같은 SNS 역시 광고가 너무 많다보니 애초에 거르곤 하는데 대가를 받은 이상, 객관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에 반해 타베로그는 맛집을 평가하는 것뿐만아니라 블로그처럼 본인의 기록 저장용 블로그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즉, 대가성이 없다.
(물론 100%를 장담할 수는 없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객관성이 높다고 본다.)
그래서 타베로그에는 본인 닉네임의 명예를 걸고(?) 후기를 올리는 골수팬이 많은 편이고, 그만큼 평가도 꽤 냉철하다.
전국 방방곳곳의 높은 별점을 받은 음식점만 찾아 다니는 사람, 한 메뉴만 파는 사람(예를 들어 스시 맛집만 다닌다든지), 본인이 사는 지역의 음식점을 죄다 돌아다니고 평가하는 사람 등 다들 나름의 전문 분야도 다양하다.
또 평가자를 팔로우할 수 있게끔 되어 있어 마음에 드는 평가자를 팔로우하면 그 사람이 글을 올릴 때마다 직접 찾는 번거로움 없이 마이페이지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블로그의 이웃, SNS의 팔로우와 비슷하다.)
그리고 음식과 관계없는 후기는 올릴 수 없기 때문에 별점의 신뢰성이 높은 편이다.
구글의 경우,
'이 음식점 앞에 줄 서 있는 사람들 시끄러워요!' 같은 평가로 별 하나를 줄 수 있어(실제로 이런 평가 꽤 봤다...) 음식이 어떤지에 대한 의견을 듣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의미가 퇴색된다.
3. 냉철한 별점과 평가
맛집을 찾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포인트인 별점과 평가.
내가 일본에 살면서 차이를 느끼는 부분 중 하나인데 일단 우리나라 사람들과 일본사람들은 별점을 주는 기준이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본사람들은 별점이 짜고, 평가가 깐깐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기본적으로 평점이 후하게 주는데 쇼핑몰만 봐도
'물건 잘 받았어요~' ⇒ 별점 5점
'맛있어요' ⇒ 별점 5점
이런 식으로 별점이 달려있다.
그에 반해 일본사람들은 상당히 깐깐한 편인데
'향이 좋아서 매일 마시고 있어요. 또 주문할게요.' ⇒ 별점 4점
'가끔씩 생각날 때 먹기 괜찮네요' ⇒ 별점 3점
이런식이다.
특히 타베로그에서는 박한 평가가 극에 달한다.
후기의 내용만 읽어보면 5점 만점에 10점 급인데 실제로 달린 별점은 3.5점, 4점이다. (타베로그에서 4점이면 상당히 후한 점수이다!)
조금만 아쉬운 점이 있거나 기대를 확연하게 뛰어넘는 장점이 있지 않으면 가차없이 별점을 깎아버린다.
나는 이런 가차없는 평가가 신뢰성을 높여준다고 생각한다.
그에 반해 구글은 유난히 별로인 곳이 아닌 이상 별점이 3.5~4.5 사이로 비슷비슷해서 별점만으로 맛집을 알아보기가 힘들다.
별을 후하게 주는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평가를 많이 남기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타베로그는 압도적인 비율로 일본인이 많다.)
그나마 요즘에는 구글에도 타베로그처럼 평가에 진심인 사람들이 늘어나긴 했지만 여전히 타베로그에 비해선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럼 타베로그의 별점이 몇 점 이상이어야 맛집일까?
타베로그를 활용해 맛집을 찾아다니는 경험을 토대로 한 나의 주관적인 의견으로는 이렇게 나누어볼 수 있겠다.
3.0 이하 ⇒ 굳이 가지 말자.
3.0~3.1 ⇒ 배 채우기는 괜찮지만 맛에 대한 기대하지는 말자.
3.1~3.2 ⇒ 무난하게 괜찮은 수준.
3.2~3.3 ⇒ 동네 맛집. 멀리서 일부러 찾아갈 정도는 아니지만 근처에 산다면 한번쯤 방문하기 좋은 곳.
3.3~3.4 ⇒ 상당한 맛집. 그 주변 비슷한 메뉴를 파는 곳보다 맛있는 집. 이 레벨부터 피크시간대에 대기줄이 생길 수 있다.
3.4~3.5 ⇒ 유명 맛집. 자칭타칭 미식가들이 멀리서부터 찾아오기 시작. 대기줄이 길 확률이 높고, 예약이 안 되는 경우가 많아 피크타임을 피해서 가는 것이 좋다.
3.5 이상 ⇒ 달인의 맛집. 맛은 보장이 될 테지만 대기줄도 엄청 길 것이다. 전후 스케쥴을 비우고 최대한 일찍가서 줄서야 하는 곳.
(사람이 넘쳐나는 중심가에서 떨어져 위치하고 있는 곳이라면 그나마 줄서기 수월하다.)
3.7 이상 ⇒ 넘사벽 맛집.
(우리동네에 타베로그 평가 3.75점을 자랑하는 맛집이 있는데 11시 반 오픈이지만 사람들이 10시부터 줄을 선다. 오픈시간인 11시 반에 맞춰서 가면 12시 반~1시에나 먹을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주말엔 문을 닫고 평일에만 문을 연다는 거! 어제도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2시쯤, 대기인원이 20명이 넘는걸 보고 왔다. 다들 먹는거에 진심인듯 하다. 줄서기를 포기하고 1년 넘게 못 가고 있는 동네 주민 1인...)
한국인의 감각으로는 5점만점에 4점 밑으로 내려가면 무슨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싶을 만도 한데 일본에서는 기본 3점이 무난한 중간 수준의 평가라는 걸 잊지말자.
그럼 타베로그 평점은 어디서 확인하면 될까?
*원래는 네이버에서도 검색되는 한국어 페이지를 설명하고 싶었지만... 쓸 것이 못 된다.
원하는 메뉴와 동떨어진 가게가 표시되거나 지역 자체가 전혀 다른 곳으로 표시되기도 한다.
일본어 페이지에서 검색하는 것이 훨씬 정확하기 때문에 일본어 페이지에 들어가 한국어 번역 기능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갤럭시 삼성 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경우, 오른쪽 하단에 줄 세개(일명 햄버거메뉴)를 누르고, 번역기를 눌러 다운로드하면 영어-한국어 번역이 가능해지는데 다시 들어가 일본어팩을 추가로 다운로드하면 일본어-한국어 번역이 가능해진다.
https://s.tabelog.com/
1. 음식점이 정해진 경우
가고 싶은 음식점이 있다면 타베로그 사이트에 접속해 검색창에 가게명을 입력하면 된다.
이때 일본어로 입력을 해야 하는데 구글에서 복사해 붙여넣기 하면 편하다.
구글에서 검색했을 때, 종종 음식점의 자체 홈페이지가 없거나 예약을 타베로그에서 받는 경우에는 사진처럼 타베로그 페이지의 URL을 걸어두는 경우가 있다.
이 때는 직접 링크를 타고 들어가서 확인할 수 있다.
2. 지역과 메뉴가 정해진 경우
지역명은 반드시 일본어로 넣자. (구글 등에 검색하면 그 지역의 일본 표기명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난바를 영문으로 포기한 Namba로 검색하니 결과가 표시되지 않았다.
메뉴 역시 일본어를 복사해서 넣는게 가장 좋지만 sushi, ramen, yakitori 등 영어를 넣어도 이상없이 표시되었다.
카페를 가고 싶다면 cafe라고 입력하면 된다.
또 윗 사진의 오른쪽 하단에 있는 지도 모양 아이콘을 누르면 리스트 속 음식점들이 지도에 표시되어 하나씩 눌러 확인해 볼 수 있고, 가장 가까운 음식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도 버튼을 누르니 이렇게 지도 위에 근처 라멘집이 모두 표시되었다.
잘 보면 어떤 가게는 오렌지색이고, 어떤 가게는 빨간색이다.
(다홍에 가깝지만 편의상 빨간색이라 하겠다.)
빨간색 아이콘이 의미하는 것은 바로 3.5점 이상의 평가가 좋은 유명 맛집들!
음식점을 일일히 확인하기 귀찮다면 빨간색 아이콘만 찾아서 방문해도 괜찮다.
현지인들 맛집이라 실패할 확률이 적을 것이다.
(현지인과 외국인의 입맛이 다를수도 있다는 문제가 있긴 하지만... 다들 외국인 사이에서 유명한 맛집보다는 현지인 맛집을 방문해보고 싶을거라고 믿고^^;)
3. 현재 소재지 근처의 음식점을 찾는 경우
이 경우는 간단하다.
휴대폰의 위치 정보를 켜놓고, 사진 속 '현재지 검색'을 누르면 주변 음식점들이 표시된다.
2번과 마찬가지로 검색 결과에서 지도 버튼을 누르면 현재 소재지를 기준으로 주변 음식점들이 지도 상에 표시된다.
사람마다 입맛도 취향도 다 달라 맛집이 꼭 정답이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이렇게 타인의 평가를 잘 활용해서 두고두고 찾게 될 나의 인생 맛집을 찾게 된다면 나름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또 유명한 맛집에서 먹어본 음식이 '생각보다 별로'였다 하더라도 어쨌든 사람들(나와는 입맛이 다른)이 인정하는 유명한 곳에서 식사를 해봤다는 경험 자체로도 개인적으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 여행을 하는 많은 분들이 일본 인생 맛집을 찾을 수 있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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