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넷째 날 : 상하이 디즈니랜드 후기 (+하이디라오)
오늘은 대망의 상하이 디즈니랜드에 가는 날.
이동시간이 긴 걸 좋아하지 않는 아이지만 목적지가 디즈니랜드라 그런지 편도 한 시간 정도 걸린다는 나의 말에도 개의치 않고 한껏 들떠 있었다.
이게 바로 디즈니의 힘인가.
사람이 붐비는 곳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는 마지막까지도 디즈니 일정을 피하고 싶었지만(🤣) 디즈니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는 아이의 강경한 태도에 결국 한발 물러서 일정에 포함시켰다.
그래, 나에게 푸동미술관이 있었다면 너에게는 디즈니가 있는 거겠지.
클룩을 통해 미리 식음료 쿠폰이 포함된 디즈니 입장권, Early Bird Ticket with Park Meal Coupons을 구입해 두었다.
대인 하나, 소인 하나로 약 13만 원 정도였는데 입장일을 미리 지정해야 해서 당일에 혹시라도 컨디션이 안 좋거나 등등의 이유로 못 가게 될 것을 대비해 클룩 안심케어(No-Show refund) 옵션을 선택했고, 6천 원 정도를 추가 지불했다.
전액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고, 결제금액의 60%를 환불받을 수 있는데 결제금액이 13만 원 정도라 행여나 못 가게 될 경우 다 날리는 것보다는 8만 원 정도라도 받는 게 낫겠다 싶어 추가했다.
다행히도 환불받을 일 없이 좋은 컨디션으로 디즈니랜드에 방문하게 되었지만😊
잠이 많은 우리는 오픈런은 일찌감치 포기했고, 사람에 치이지 않고 입장하고 싶어 10시쯤 출발해 11시쯤 디즈니랜드에 도착했다.
역에서 내릴 때까지만 해도 사람이 그렇게 많아 보이지 않았는데 입장 대기줄은 꽤 길었다.
클룩에서 미리 구입해 갔는데도 입장까지는 거의 40분 가까이 걸렸다.
퍼레이드가 끝난 후 어딜 가면 좋을지 몰라 일단 신데렐라성을 향해 걸었다.
상하이 디즈니의 신데렐라성이 전 세계 디즈니랜드를 통틀어 가장 크다는데 나는 뭐 아무 생각이 없었다.
놀이공원에 유난히 드라이한 나...😂
그저 미리 다운 받아온 디즈니랜드 맵으로 하염없이 웨이팅시간 체크...
그래도 성 내부를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놔서 사진 찍을 맛이 났다.
대기시간을 계속 체크하며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인어공주 어트랙션.
인어공주 어트랙션은 배를 타고 구불구불한 물길을 한 바퀴 천천히 돌면서 캐릭터들의 분수쇼를 보는 것인데 스릴 있는 놀이기구는 아니라 그런지 다른 어트랙션에 비해 대기시간이 짧았다.
대기시간은 약 20분이었고, 신데렐라성과 가깝게 위치해 있었다.
그다음 향한 곳은 백설공주.
뜻하지 않게 공주 컬렉션이 됐는데 사실 백설공주 어트랙션 대기시간이 5분이고, 인어공주 어트랙션과 가깝길래 골랐다😅
백설공주는 직접 걸어 다니면서 공간들을 돌아보는 식이다.
비록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높고 길어 기운 팔팔한 아이들을 제외한 어른들은 허벅지를 부여잡고 올라가야 했지만 내가 보기에도 백설공주 어트랙션은 정말 근사했다!
애니메이션 퀄이👍
다음은 전 세계 디즈니랜드 중에서 유일하게 상하이 디즈니랜드에만 있다는 주토피아존으로 향했다.
주토피아존의 대기시간은 약 40분.
근데 좀 웃겼던 게 대기시간이라고 하면 보통 가만히 서서 기다렸다가 조금씩 앞으로 가는 걸 상상하기 마련인데 주토피아존 대기는 좀 달랐다.
철제 펜스로 어마어마하게 긴 줄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안은 거의 텅텅 비어있었는데 끝도 보이지 않는 입구로 데려가더니 구불구불 펜스를 따라 걷게 했다.
우리나라였으면 중간에 펜스를 열어서 그냥 서있게 할 텐데😂
실제 가만히 있었던 시간은 10분도 안 되는 것 같다.
나머지 시간은 유산소 걷기 운동을 한 느낌.
강제 운동을 당한 후(?) 드디어 주토피아존에 입성.
귀엽게 잘 꾸며놓긴 했는데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다...
일부러 주말을 피해 디즈니에 방문한 건데도 역시 사람은 넘쳐났고, 상당수가 역시나 주토피아에 몰려있는 것 같았다.
캐릭터랑 사진이라도 찍어볼까 싶어 줄을 서려고 라인 안으로 들어가는데 직원이 1시간 걸린다길래 깔끔하게 포기하고 나왔다.
주토피아존에서 나와 곰돌이 푸 회전컵으로 향했다.
대기시간은 20분으로 비교적 양호한 편이었다.
멀미가 날 것 같았지만 다행히 멀미약을 미리 먹어뒀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그다음은 프로즌 싱어롱.
겨울왕국을 테마로 한 커다란 공연장인데 한꺼번에 많은 인원을 수용하는지라 마침 타이밍 좋게 바로 입장할 수 있었다.
대기시간이 없었던 대신 남은 좌석이 뒤쪽뿐이긴 했지만.
겨울왕국 주인공이 나와서 인사를 하고, 얘기를 나누고, 노래를 불렀다. (전부 중국어)
무대효과도 빵빵하니 아이는 신이 나서 어쩔 줄 몰라했다.
그 와중에 나는 자리에 앉으니 잠이 와서 꾸벅꾸벅 졸았...
아무래도 나는 디즈니랜드에 보모로 온 것 같다🤣
상하이 디즈니랜드에서 특이하다고 느꼈던 게 있는데 아이가 있는 집은 유모차를, 그것도 쌍둥이 유모차 같은 큰 사이즈의 유모차를 가지고 온 것이었다.
딱히 아이가 어려서가 아니었다.
우리 아이처럼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로 보이는 아이들도 유모차에 많이 타고 있었다.
쭉 지켜보니 그 유모차는 크기만 큰 게 아니라 상당히 튼튼하게 만들어진 듯했는데 어른들도 아이와 같이 유모차에 앉아 쉬고 있었다.
유모차라기보다는 가족 모두의 벤치의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듯했다.
처음에는 그저 신기하기만 했는데 디즈니 입장 후 두세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그들이 부러웠다😭
다리 아파...
체력이 후달리기 시작한 나는 아이와 간식타임을 갖기로 했다.
아무래도 카페인의 힘을 빌려야 할 시점인 것 같았다.
나는 커피를, 아이는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중국인들은 다들 QR코드를 스캔해서 주문하던데 나는 인터넷도 느리고 귀찮기도 해서 아날로그 방식으로 주문했다.
커피는 30위안, 아이스크림 58위안.
커피도 퀄리티에 비해 비싸긴 했지만 아이스크림이 만 원이 넘는다니!
놀이공원은 정말 입장료부터 식음료에 캐릭터굿즈까지... 사람들 지갑을 탈탈 털어가는구나🤣
참고로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음식물 반입이 가능하다!
그래서 미리 구입해 온 음식을 파크내부에서 먹을 수 있다. (냄새가 안 나는 음식 선에서)
반면 몇 년 전에 다녀왔던 도쿄 디즈니랜드에서는 음식물 반입이 안 되어 파크 내에서 사 먹던지 밖에서 식사하고 싶으면 재입장 허가를 받고 나가야 했다.
물론 생수는 가능!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음식이 비싸고 맛없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나는 전날 미리 디즈니랜드에서 먹을 빵과 음료, 과자들을 사뒀다.
꼭 미리 사지 않더라도 디즈니역의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거기서 구입한 다음 입장해도 된다.
편의점마다 대문짝만 하게 '이곳에서 구입한 음식은 디즈니랜드에 반입이 가능하다'라고 붙여뒀다.
간식 시간을 마치고 이번에는 퍼레이드를 기다리기로 했다.
퍼레이드까지는 30분 정도 남아있었고, 아직 대기 중인 사람이 많지 않길래 둘째 줄에 잽싸게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나는 또 바닥에 철퍼덕 30분 동안 앉아있었다.
놀이공원은 체력소모가 너무 커...
퍼레이드도 재미있게 구경하고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퍼레이드 행렬을 10분 정도 따라다녔다ㅋㅋㅋ
그러다 문득 정신을 차리고 다음 어트랙션으로 향했다.
다음 목적지는 미키 클럽.
사실 뭐 하는데인지 잘 몰랐지만 디즈니랜드에 왔으니 미키는 한 번 만나봐야 할 것 같아 줄을 섰다.
대기시간은 40분.
아이랑 가면 40분이 한계인 것 같다.
20분 이내가 베스트이긴 하지만 이렇게 큰 놀이공원에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미키 클럽은 알고 보니 미키랑 같이 사진을 찍는 곳이었다.
아니, 미키랑 사진 한 번 찍겠다고 40분을 기다린다고?!
동심이 파괴되고 세상에 찌들어버린 나로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어쨌든 사진을 찍고 나왔다.
사실 사진 찍는 것보다는 대기하는 공간의 프레임들에서 애니메이션이 나오는 게 더 신기했다.
저녁시간이 다가오자 우리는 슬슬 출구로 향했다.
아이가 있으면 역시 제대로 된 어트랙션을 타기는 힘든 것 같다.
이건 내가 일본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연간회원권을 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갈 때마다 돈 내면 비싼 티켓값에 본전 생각나서 눈물 날 것 같아서ㅋㅋㅋ
차라리 연간회원권을 끊으면 입장 자체에 의의를 두게 되기 때문에 좀 덜 억울하다🤣
디즈니랜드를 뒤로 하고, 다시 인민광장역으로 돌아와 또 하이디라오로 향했다.
중간에 다른 역에서 내려 다른 지점의 하이디라오로 가볼까 했는데 찾아본 곳마다 역에서 거리가 좀 있길래 결국 지난번에 다녀왔던 제일백화점 하이디라오로 향했다.
하이디라오를 두 번이나 다녀온 이유는 상하이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음식으로 우리 둘 다 하이디라오를 꼽았기 때문!
나에게는 디즈니랜드보다 더 기대되는 일정이었다🤣
나름 두 번째 방문이라 초보티 안 내고(?) 스무스하게 주문했다.
이번에는 육수를 세 가지로 골라봤다.
아이가 좋아하는 토마토탕, 내가 좋아하는 버섯탕, 그리고 무난해 보이는 닭육수탕.
각자의 취향에 맞는 훠궈 재료를 주문하고 맛있게 먹었다.
저번에 배불러 주문하지 못했던 면도 주문했다.
그 자리에서 면을 늘리는 묘기를 보여준다는데.
그런데 이게 웬걸.
다른 재료들과 마찬가지로 면만 덜렁 나왔다.
알고 보니 면은 두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하나는 일반 건면, 하나는 묘기를 보여주는 생면이 있었던 거였다.
결국 생면으로 하나 더 추가 주문을 했다.
묘기하시는 분이 바쁘셔서 그런지 시간이 좀 걸렸지만 면가닥이 눈앞에서 춤을 추는 멋진 묘기를 볼 수 있었다!
다만 맛은 건면이 더 맛있...ㅋㅋㅋ
생면은 면이라기보다는 수제비같이 두툼한 느낌이라서 개인적으로는 건면이 더 맛있긴 했다.
그래도 생면은 토마토탕도, 버섯탕에도 잘 어울려서 열심히 건져먹었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 내일은 오전 일찍 공항으로 가야 했기 때문에 쇼핑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찬스였다!
나는 여행에서 기념품을 잘 사지 않는 편이지만 중국의 유명한 우유사탕 따바이투는 꼭 쟁여야지 싶어 한가득 구입했다.
아시아나가 수화물이 무료기에 망정이지 우유사탕이 무게가 은근히 나가서 저가항공사였으면 당일 위탁수화물을 추가해야 할판이었다.
짐이 꽤 무거워졌지만 따바이투까지 한가득 쟁여놓고 나니 왠지 든든하면서도 이제 내일이면 떠나는구나 싶어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일정]
첫째 날(3/22) : 오후 3시경 푸동공항 도착 - 호텔로 이동 및 체크인 - 저녁식사(맥도날드) - 황푸강 유람선 탑승 - 와이탄 산책
둘째 날(3/23) : 상하이 임시정부 - 점심(胖子面) - 티엔즈팡 - 마시청 서커스 - 저녁식사(하이디라오) - 난징동루 산책 - 예원
셋째 날(3/24) : 오전 휴식 - 점심(스타벅스 상하이 로스터리) - 푸동미술관 - 매너커피 - 저녁(헌지우이치엔) - 난징동루 산책&쇼핑
넷째 날(3/25) : 디즈니랜드 - 저녁(하이디라오) - 난징동루 산책&쇼핑
다섯째 날(3/26) : 체크아웃 및 공항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