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코타키나발루] 첫째 날(1) : 새벽비행에도 여전한 식욕 (Guan's Kopitiam, KK플라자, Satay jawi, 왓슨스)
새벽 1시에 출발하는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밤 10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감사하게도 부모님이 공항까지 데려다주시고, 귀국날 역시 데리러 와주신 덕분에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한국의 동남아 항공편은 일본출발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만 새벽비행이 많아 아이를 동행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부분들이 있다.
귀국 편 도착시간은 밤 12시.
그래서 인천공항 내 숙박시설인 다락휴에 1박을 예약해 두었는데 부모님이 데리러 와주신 덕분에 예약을 취소하고 편안하게 친정집으로 돌아왔다.
역시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주사랑이란!
(나 혼자 다녀오는 여행이었으면 얄짤없다고 하셨다🤣)
아무튼 첫날 공항으로 이동하면서 차에서 아이를 1시간가량 재우고 나니 늦은 시간의 비행기 탑승에도 불구하고 컨디션이 좋았다.
이륙하기도 전에 아이는 다시 잠들었고, 착륙하고 나서야 일어났다.
아무 데서나 잘 자는 우리 딸, 새벽비행에서만큼은 최고 효녀야🥰
문제는 나였다.
평소에도 새벽 두 시 넘어 자는 나는 도통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게다가 출산 때 한 번 크게 망가져버린 허리가 요즘 다시 아파오기 시작해 더욱 잠이 안 왔다.
낮에 마신 커피도 잠 못 이루는 데에 한몫했다.
결국 선잠만 들었다 깨길 반복하다 어느새 코타키나발루 공항에 도착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도착예정시간인 오전 5시 30분에 딱 맞춰 도착한 우리는 입국수속을 마치고 나와 유심을 교환하고, 환전까지 마치는데 10분 남짓밖에 안 걸렸다.
평소였으면 하늘이 나를 돕는구나 할 텐데 이번 여행에서는 도착시간이 워낙 이르다 보니 좋으면서도 당혹스러웠다.
(연착돼서 차라리 한 7시쯤 비행기에서 내려주면 좋겠다 싶기도 했다🤣)
우리 이제 뭐 하지...?
일단 공항의자에 앉아 가방에 넣어둔 새콤달콤을 까먹으면서 우버를 불렀다.
우버도 5분 만에 도착🤣
일단 호텔로 향하기로 했다.
이른 아침 시간인데도 택시기사 아저씨는 쾌활하고 유쾌하신 분이었다.
영어도 꽤 유창하셔서 공항에서 숙소로 가는 약 15분 동안 코타키나발루의 관광지와 뷰포인트를 알려주셨다.
아저씨의 이야기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대개 5성급 대형 리조트 호텔에 많이 묵고, 중국인들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호텔에 많이 묵는 편이라고 하셨다.
내가 묵을 호라이즌 호텔은 시설도 괜찮지만 위치가 정말 좋아 대부분의 관광명소들을 걸어서 갈 수 있다며 숙소를 잘 골랐다고 하셨다.
마지막으로는 코타키나발루는 작은 마을이지만 공기가 깨끗하고, 선셋이 아름다운 곳이라며 코타키나발루를 열정적으로 소개해주시는데 이곳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 느껴졌다.
공항에서 천천히 출발했는데도 시내까지 워낙 가깝다 보니 호텔에 도착했을 땐 겨우 6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체크인은 두 시부터나 가능하고, 데스크에 얼리체크인을 문의해 봐도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아 어쩔 수 없이 호텔로비에 죽치고 앉아있었다.
그나마 호텔로비에 소파들은 비어있었고, 에어컨도 빵빵해 다행이었다.
그 사이에 아이는 한번 더 쪽잠을 잤다.
아무 데서나 잘 수 있는 능력과 용기(?)가 부럽다.
로비에서 계속 시간을 때우기엔 좀 아깝길래 9시쯤 호텔을 나서 아점을 먹기로 했다.
아침시간이지만 아점인 이유는 체크인을 하면 객실에서 그대로 뻗어 점심을 못 먹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서😂
검색해 봤던 곳 중에서 가장 가보고 싶었던 음식점인 Guan's Kopitiam으로 향했다.
https://maps.app.goo.gl/8nx8M2CFTKwBsf4m6
우리가 방문한 곳은 가야스트리트지점으로 호텔에서 도보로 5분도 걸리지 않았다.
호라이즌 호텔에서는 Guan's Kopitiam 뿐만 아니라 유잇청, KK가든 시푸드, 이펑락사 등 한국 여행객의 유명 맛집들이 모두 도보로 5분 이내라 무척 편리했다!
호텔 후기는 다른 포스팅에서 자세히 올려보도록 하겠다.
우리는 카야 버터 토스트 두 개와 매콤한 맛의 삼발 까르보나라 파스타, 그리고 동남아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코코아인 마일로를 주문했다.
카야 버터 토스트는 기대만큼 굿이었다👍
구운 식빵에 카야잼을 바르고 버터까지 넉넉하게 들어간 토스트가 두 조각씩 나왔다.
버터가 들어가 마냥 달지 않은 게 포인트.
내 취향엔 딱이었다! (그리하여 여행 4일 중 3일을 이곳에 와 카야토스트를 먹었다고 한다..ㅋㅋ)
하지만 아이는 카야 토스트가 취향이 아니었는지 두 조각 중 하나만 먹길래 내가 다 먹었다.
평소에도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식빵을 가장 좋아하는 아이라^^;
삼발 까르보나라는 한입 먹는 순간, '아, 이건 한국인 취향 저격이겠다' 싶었다.
까르보나라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매콤해서 질리지 않고, 느끼한 맛도 없었다.
양도 생각보다 푸짐했다.
예상보다도 꽤 칼칼했기 때문에 평소 매운걸 잘 못 먹는다면 다른 메뉴가 나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요즘 맵찔이라 더 매콤하게 느껴졌을지도)
식사를 마치고 다음 목적지인 환전소를 찾았다.
환율이 비싼 공항에서는 최소한의 환전(5만 원)만 했기 때문에 시내환전소에서 한 번 더 환전하기 위해서였다.
건널목 신호등이 우리나라와 달라 헷갈리기도 했고, 구글맵을 보고 따라가던 중 다른 건물로 잘못 들어가 헤매느라 예상보다 지체되었지만 무사히 환전 완료!
코타키나발루에 들어와서 환전하려는 분들이 계시다면 꼭 시내에서 환전하실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처음엔 나도 '뭐 그거 얼마나 다르다고 번거롭게... 그냥 공항에서 한 번에 다 해버릴까?' 싶었는데 환율이 상당히 달랐다!
같은 날, 5만 원권에 대한 공항 환율은 0.2741, 그리고 시내는 0.3185였다.
즉, 5만 원을 환전한다고 하면 공항에서는 137.05링깃을, 시내에서는 159.25링깃을 받게 된다.
다시 역산해 보면 오늘자 환율로
137.05링깃 = 42,439원
159.25링깃 = 49,314원
이다.
5만 원 당 7천 원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만약 공항에서 50만 원을 환전한다면 거의 7만 원 가까이 손해 보게 된다.
우리처럼 새벽비행이라면 혹시 모르니 최저 금액만 공항에서 환전하고, 나머지는 시내에서 환전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만약 시내환전소가 열려있는 시간에 도착한다면 공항 환전은 패스해도 될 듯하다.
https://maps.app.goo.gl/Ci5qZQPeqBRHCWDf7
내가 환전한 곳은 이곳!
환율이 좋아 많은 여행객들이 붐비는 곳이다.
내 앞에도 몇 명 대기 손님이 있었는데 직원들의 손이 빨라 그런지 금방 줄어들었다.
그다음 들른 곳은 KK플라자.
https://maps.app.goo.gl/Tn8dWb34WX78xQvK9
왠지 모르게 옛 청량리 현대코아가 생각나는 쇼핑몰이었다.
방콕의 로빈슨백화점과도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세련되지는 않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종류도 나름 다양한, 시장을 옮겨다 놓은 듯한 백화점?
지하로 내려가면 마트가 있고, 마트 한쪽에 잡화부터 식품까지 다양한 기념품 코너들이 있어 관광객들이 쇼핑하기에도 괜찮아 보였다.
기념품거리로 뭐가 있나 싶어 가볍게 구경을 갔던 건데 아이가 열쇠고리에 꽂혀버렸다.
가족들한테 선물하고 싶다길래 열쇠고리와 함께 음료수와 과자를 사들고 나왔다.
KK플라자 지하에 있는 마트는 현지인들이 장을 보는 곳이기도 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장바구니에 뭘 담는지 궁금해 슬쩍슬쩍 곁눈질하기도 했다.
쇼핑을 마치고 호텔 로비로 돌아오니 잠이 쏟아졌다.
졸음이 오는 걸 꾸역꾸역 참다가 2시에 체크인이 시작되니 체크인이라도 1등으로라도 하자 싶어 미리 줄 서 있으려고 1시 40분쯤 데스크로 갔는데 살짝 망설이더니 체크인을 해주었다!
원래도 조금 일찍 처리해 주는 건지 아님 내 몰골이 멀쩡하지 못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체크인하자마자 그대로 두어 시간 낮잠을 잤다.
기분 좋은 낮잠으로 에너지를 충전한 우리는 저녁식사를 먹으러 다시 호텔을 나섰다.
우리가 향한 곳은 Satay jawi.
https://maps.app.goo.gl/wJWDdmaYXX6tRTkk8
원래는 코타키나발루의 대표맛집으로 손꼽히는 유잇청에 가볼까 했지만 일단 사람이 너무 많기도 했고, 가뜩이나 불볕더위인데 냉방이 되지 않아 후덥지근하길래 이곳으로 향했다.
특히 고기 꼬치인 'satay(사테이, 사테)'는 유잇청과 같은 소스를 쓴다는 말이 있길래 괜찮겠다 싶었다.
결과는 대성공!
아이의 코타키나발루 최애 음식점이 되었다.
맛도 좋고 가성비도 좋아 이틀연속 방문했다.
추천 메뉴는 치킨 사테.
닭고기가 쫄깃쫄깃하면서 땅콩소스와도 궁합이 좋았다.
이 소스가 참 맛있어서 나는 사테를 다 먹고 나서 심지어 숟가락으로 떠먹기도 했다는😂
동남아 음식들이 대체적으로 기름기가 많다 보니 남기게 되는 경우가 많아 평소보다 모자란 듯 주문했는데 딱 좋았다.
특히 사테는 크기가 작지만 은근 배가 불러오기 때문에 두뇌를 풀가동해 필요한 수량을 예측해 보는 걸로😚
(사테는 나오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으니 추가주문하기보다는 처음에 주문하는 게 낫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왓슨스로 향했다.
https://maps.app.goo.gl/UtQvt5yzK47kb7N69
투어에서 사용할 모기패치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는데 모기패치를 비롯해 다른 유명한 기념품들이 인터넷으로 알아본 가격보다 거의 1.3배~1.5배 비쌌다😭
이곳이 유난히 비싼 건지 아니면 그 사이에 물가가 오른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 가격이면 굳이 쟁여갈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동생에게 쾌변의 기적을 가져다줄 허벌티 하나, PIL CHI KIT TECK AUN라는 배탈약 낱개 3개, 그리고 타이거밤 모기 패치 한 상자를 구입했다.
허벌티는 30.7링깃으로 약 만 원 정도였고, 배탈약은 개당 1.62링깃(520원), 모기 패치는 17링깃(5500원)이었다.
허벌티는 선물용으로 가져가고, 모기 패치는 코타키나발루에 있는 동안 잘 사용했다.
배탈약은 동남아에 오면 기름진 식사와 과식으로 늘 탈이 날랑말랑하는 내가 예방차원으로 먹어두었다.
참고로 허벌티의 후기에 대해 얘기해 보자면 딱히 효과는 없었다고^^;
허벌티보다 동생이 더 강력한 듯하다.
왓슨스 쇼핑도 마치고 호텔로 돌아와 좀 쉬다가 씻고 잠에 들... 뻔했지만 잠이 안 온다는 아이의 말에 다시 외출복으로 갈아입은 후 산책을 나섰다.
행선지는 바로 아피아피 야시장!
다음 포스팅에서 자세히 써보기로 하겠다.
[일정]
첫째 날(8/17) : 오전 5시 30분경 코타키나발루 공항 도착 - 호텔로 이동 및 짐 맡기기 - 아침 겸 점심식사(Guan's Kopitiam Gaya Street) - 환전 및 KK플라자 쇼핑 - 호텔 체크인 및 낮잠 - 저녁식사(Satay jawi) - 왓슨스 쇼핑 - 아피아피 야시장
둘째 날(8/18) : 호텔 수영장 - 선데이마켓 - 점심식사(Satay jawi) - 시티투어&반딧불이투어 - 이마고몰 쇼핑
셋째 날(8/19) : 호핑투어(사피섬) - 호텔 수영장 - 저녁식사(KK가든 시푸드) - KK워터프런트 야경 & 필리피노 마켓 구경
넷째 날(8/20) : 호텔 수영장 - 체크아웃 - 점심(CHUBS) - KK플라자 쇼핑 - 워터프런트 구경 - 카페(올드타운 화이트커피) - 공항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