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코타키나발루] 둘째 날(2) : 시내투어 & 반딧불이투어 솔직후기
오늘 다녀올 투어는 시내+반딧불이 투어.
검색해보니 투어를 진행하는 업체가 여러 곳 있었다.
고민 끝에 마이리얼트립에서 시티투어를 무료로 해주는 업체로 예약했는데 결과적으로 정말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비용은 성인 1명 57,400원 + 어린이 1명 48,900원으로 총 106,300원을 지불했다.
일정에 시티투어가 포함된 게 가장 매력적이지 않았나 싶다.
코타키나발루는 둘러볼 관광지가 많지 않은 편인데 개별적으로 가게 된다면 아마 귀차니즘으로 생략할 것 같기도 했고, 또 간다 하더라도 매번 이동할때마다 택시를 부르려면 번거로울 것 같았기 때문이다.
시티투어는 반딧불이 투어를 예약하는 사람에 한해 무료로 진행됐는데 거의 모든 사람들이 참가하는 분위기였다.
나 역시 참가하길 백 번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택시를 부르고 기다리는 데 시간이 낭비되지 않았고, 교통비도 따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좋았다.
가이드님이 가는 곳마다 설명도 해주시니 더욱 유익했다.
또 사진을 얼마나 열정적으로 찍어주시던지!
아이와 나, 둘이서 여행하다보면 주로 내가 아이 사진을 찍는게 대부분이라 정작 둘이 찍은 사진이 많이 없는데 이 날은 가이드님들이 사진을 열심히 찍어주신 덕분에 투샷을 많이 남길 수 있었다.
시티투어 첫 방문지는 위에서부터 거꾸로 지어졌다는 사바주청사.
실제로 보면 빛이 반사되어 번쩍번쩍하고, 꼭 건전지같이 생겼다.
가이드님의 설명에 따르면 사바주청사는 엘리베이터마다 운행하는 층이 달라 원하는 층까지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여러 번 갈아타야 하는 구조라고 했다.
겉보기에는 삐까뻔적한 멋진 건물이지만 그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불편할듯하다😅
다음 목적지는 핑크모스크라는 별칭으로 유명한 사바주립대학교 내 이슬람 사원이다.
별칭에 걸맞게 굉장히 핑크핑크해서 귀여웠다.
사원 내부에도 들어가 볼 수 있다는데 이슬람 복장을 갖춰야만 입장할 수 있다.
히잡을 대여해서 환복 후 입장할 수 있는데 가이드님의 말에 따르면 세탁을 거의 하지 않아 냄새가 심하다고...
어차피 시간적 여유도 많지 않았던터라 우리는 내부 입장은 하지 않고 건물 주변을 돌며 구경했다.
가이드님께서 들려주시기를 이 핑크모스크에 몇 년 전 한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두 명의 아시아 여성이 신성한 사원 옆에서 노출있는 복장으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었고, 그 영상을 SNS에 올린 것이다.
이슬람 신도들은 이에 크게 분노해 이 여성들을 색출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틀어놓은 음악이 하필 BTS의 음악이라 한국인들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한인여행업체로 신원을 확보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수가 없었기에 아시아인으로 확대하고 조사한 끝에 중국 국적의 여성들이라는 것을 밝혀냈다고 한다.
이 여성들은 말레이시아는 물론, 전 세계 이슬람 국가들로부터 영구 입국 금지 처분을 받았다는 엔딩이다😅
다음은 블루모스크.
이 사원 역시 사원의 푸른빛의 색상을 따 블루모스크라는 별칭이 붙은 곳이다.
핑크모스크에 비해 규모가 있었다.
또 블루모스크는 물 위에 떠있는 사원으로 유명한데 물에 비친 사원을 사진에 담아내는게 필수코스다.
핑크모스크와 블루모스크 모두 입장료가 발생하는데 핑크모스크는 1인 10링깃, 블루모스크는 1인 5링깃이었다.
우리는 투어로 간거라 가이드님이 일괄적으로 걷어가셨다.
아이는 입장료가 필요없대서 나만 지불했다.
시내관광을 마치고 마지막에 들른 곳은 No.1마트라는 기념품샵이었다.
패키지 투어의 옵션같은 느낌이었지만 강제성 전혀 없이 원하는 사람만 자유롭게 구입하는 분위기였고, 오히려 구매여부 관계없이 1인당 하나씩 생수를 무료로 나눠주셔서 감사했다.
이렇게 시내관광을 마치고 시내투어에서 탔던 버스 그대로 반딧불이 투어가 진행됐다.
반딧불이 투어가 시작되는 디나완에 도착하기 전까지 버스에서 눈을 붙이면 체력을 보충했다.
디나완에 도착해서 휴게로 쓰이는 건물 안에 자리를 잡은 후, 가이드님으로부터 투어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본격적인 투어를 시작하기에 앞서 모기 패치를 아이와 나 각각, 몸의 앞 뒤로 하나씩 붙이며 절대 모기에 물리지 않겠다는 비장한 각오와 함께 준비를 마쳤다.
전통 바틱페인팅과 블로파이프 체험이 시작되었다.
인원이 많아 두 팀으로 나누어 교대로 체험하게 되는데 우리는 먼저 전통 바틱페인팅을 한 후, 블로파이프를 했다.
바틱페이팅은 도안에 맞추어 천연물감으로 색을 입히는 체험이었다.
사실 큰 기대는 안 했는데 막상 붓을 잡으니 욕심이 났다😆
아이도 나도 열중해서 색을 칠했다.
이 중 가장 훌륭한 작품을 만든 사람에게는 선물이 있다는 말에 솔깃한 것도 있었다😅
이 그림은 물감이 마르고 나면 집으로 가져갈 수 있으니 기념품으로도 좋았다.
다음은 블로파이프.
말 그대로 긴 파이프에 화살을 넣고 입으로 바람을 불어 과녁에 맞추는 게임이었다.
이게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는 않았는데 막상 해보니 결코 쉬운게 아니었다.
짧은 순간에 바람을 훅 강하게 불지 않으면 과녁 근처도 못가 떨어져버렸다.
게다가 화살이 나뭇가지라 조금이라도 휘어 있으면 다른 방향으로 나갔다.
여기서 가장 높은 점수를 낸 1인에게도 선물이 주어진다고 했는데 만점을 받은 최후의 2인 중 여성분이 연장전에서 승리를 거머쥐셨다.
그리고 휴게실로 돌아와 바틱페인팅 1등을 발표하는데 어디서 낯이 익은 그림이다 싶었다.
무려 우리 아이의 것이었다!
덕분에 아이는 사람들에게 큰 박수도 받고, 부상으로 우리의 투샷이 담긴 액자도 선물받았다.
아이는 이 일이 무척이나 기뻤던지 여행에서 돌아와서도 한참을 이야기해댔다.
두 체험을 마치니 어느새 오후 6시쯤이 되어 있었다.
다음 일정은 까왕강 맹그로브숲 리버크루즈.
맹그로브숲을 한 바퀴 돌면서 맹그로브 숲에 사는 동식물을 관찰하고, 석양 뷰포인트에서 석양을 감상하는 일정이었다.
뾰족뾰족한 위로 솟은 뿌리 모양의 맹그로브 나무들이 이국적인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뿌리가 땅 속 깊이 뻗어나가는 일반적인 나무들과는 달리 맹그로브 나무는 산소를 흡수하기 위해 물밖으로 솟아오른다고 한다.
가이드님은 맹그로브 나무에서 씨앗을 직접 따서 보여주기도 했는데 그 크기가 꽤 커서 놀라웠다.
우리가 갔을 때는 아쉽게도 원숭이들이 보이진 않았지만 잠깐이나마 악어를 볼 수 있었다.
오후 7시쯤되니 해가 뉘엿뉘엿 지기 시작하면서 우리도 석양 뷰포인트에 도착해 보트에서 내렸다.
석양도 마음껏 구경하고, 사진도 열심히 찍었다.
가이드님이 열정적으로 투샷을 찍어주신 덕분에 근사한 사진들도 여러 장 건질 수 있었다🥰
자연이 최고의 놀이터라더니 아이는 끊임없이 갯벌에서 무언가를 찾았다.
작은 꽃게들을 찾기도 하고, 어디선가 맹그로브 씨앗을 주워오기도 했다.
빨빨거리며 돌아다닌 탓에 핑크색 신발이 진흙으로 뒤덮이긴 했지만 무척 즐거워 보였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조금씩 변화해가는 석양을 감상하는 것도 좋았다.
이렇게 여유롭게 해 지는 모습을 감상하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다시 보트를 타고 휴게실로 돌아왔다.
멋진 석양을 두 눈 가득 채웠으니 이제 배를 채울 시간이다.
저녁식사는 투어에 포함되어 있고, 급식처럼 스태프들이 배식하는 형태였다.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업체의 관광객들까지 함께 식사하는 거라 줄이 굉장히 길기 때문에 리필은 힘들 것 같으니 한 번 받을 때 부족하지 않게 받는 것이 좋을 듯하다.
사실 이 투어를 신청했을 때 좀 아쉽다고 느꼈던 부분이 현지식이 아닌 한식이 제공된다는 부분이었는데 막상 배가 고프니 이런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알 먹었다.
아이가 먹을만 한건 별로 없다고 느꼈었는데 아이도 배가 많이 고팠는지 매운 반찬을 제외하고는 역시 싹 비웠다.
역시 시장이 반찬인가보다.
마지막은 대망의 반딧불이 투어.
다시 보트에 탑승하여 다시 맹그로브숲으로 향했다.
어둠이 깔린 맹그로브숲의 풍경은 또 달랐다.
달빛을 받아 반짝거리는 강이 꼭 소설책에서나 나올 것 같은 분위기였다.
우리는 잽싸게 모기 패치를 떼어냈다.
모기 패치를 붙이고 있으면 반딧불이도 가까이 오지 않는다는 가이드님의 설명때문이었다.
모기 패치 덕분일까 낮에는 아이는 나도 한 방도 물리지 않았다.
군데군데 반딧불이가 모습을 드러냈다.
작고 희미한 불빛이지만 이곳저곳 열심히 날아다니며 빛을 내는 모습이 퍽 귀엽게 느껴졌다.
그러고보니 나 역시 반딧불이를 실제로 본건 처음이었다.
부모님 세대에서는 꽤 흔하게 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내 주변만 봐도 반딧불이를 봤다는 친구는 드물었다.
반딧불이들이 보트로 날아오기 시작했다.
몇몇 사람들은 벌써 반딧불이를 잡기도 했는데 이때부터 아이는 엄마는 언제 잡냐며 눈치를 주기 시작했다🤣
나도 잡고싶다구...
몇 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잡을 수 있었다!
잡은 반딧불이를 조심조심 아이의 손에 옮겨주었는데 아이가 무척 신기해하고 좋아했다.
나 역시 반딧불이가 이렇게 작을 줄은 몰랐기에 그저 신기했다.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는데 불빛이 방해될 것 같아 아쉽지만 두 눈에만 담아두기로 했다.
그 뒤로도 반딧불이를 두어번 더 잡아 아이에게 보여주었다.
투어가 마지막에 가까워지자 아이는 반딧불이를 떠나 보내야 한다는 것이 못내 아쉬운듯 했지만 작별 인사를 하며 날려보내 주었다.
다시 버스에 올라타 꿀잠을 자며 시내로 돌아왔다.
이마고몰 앞에서 내려주길래 지하 슈퍼마켓을 한 바퀴 돌며 구경을 한 후, 내일 아침에 먹을 간단한 요깃거리를 구입해 호텔로 돌아왔다.
낮부터 밤까지 약 7시간 반 동안 코타키나발루의 많은 것을 보고 느낄 수 있던 소중한 시간이었다.
[일정]
첫째 날(8/17) : 오전 5시 30분경 코타키나발루 공항 도착 - 호텔로 이동 및 짐 맡기기 - 아침 겸 점심식사(Guan's Kopitiam Gaya Street) - 환전 및 KK플라자 쇼핑 - 호텔 체크인 및 낮잠 - 저녁식사(Satay jawi) - 왓슨스 쇼핑 - 아피아피 야시장
둘째 날(8/18) : 호텔 수영장 - 선데이마켓 - 점심식사(Satay jawi) - 시티투어&반딧불이투어 - 이마고몰 쇼핑
셋째 날(8/19) : 호핑투어(사피섬) - 호텔 수영장 - 저녁식사(KK가든 시푸드) - KK워터프런트 야경 & 필리피노 마켓 구경
넷째 날(8/20) : 호텔 수영장 - 체크아웃 - 점심(CHUBS) - KK플라자 쇼핑 - 워터프런트 구경 - 카페(올드타운 화이트커피) - 공항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