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일상/맛있는게 최고야

고베 스시 맛집, 미와스시 みわ寿司

살랑살랑봄봄 2024. 5. 4.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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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은, 특히 나와 남편은 입맛이 정말 다르다.
매일 고기를 먹어야 식사한 기분이 난다는 남편과 매일 남편의 육류 요리를 만들면서도 고기를 안 좋아해 간도 잘 안 보는 나.
그래서 저녁 메뉴를 두세 번씩 만드는 일은 허다하다.
아이와 남편의 밑반찬은 비슷하지만 남편에게 제육을 만들어주면 아이에게는 돼지불고기를 만들어주는 식으로 메인 요리를 다르게 주는 경우가 많고, 두 사람에게 식사를 차려주고 난 후 만드는 내 저녁식사는 뜬금 파스타인 날도 많다.

그런 우리 셋이 공통적으로 좋아하는 메뉴는 바로 초밥.
그것도 셋 다 찐~하게 좋아하기 때문에 외식 10번 중 8번 정도는 초밥을 먹으러 간다.

특히 남편은 맛집 탐방을 좋아해 틈날 때마다 맛집을 찾아다니는데 우선 남편이 먼저 맛을 보고 합격점을 받으면 나를 데리고 가곤 한다.

이렇게 우리의 레이더망에 포착되어 '맛있는 초밥'이 먹고 싶을 때 찾아가는 초밥집 두 곳, 일명 우리 동네 스시맛집 양대산맥이 있는데 그중 한 곳인 '미와스시(일본발음으로는 미와즈시, みわ寿司)'를 소개해볼까 한다.

https://maps.app.goo.gl/vL1NRynF6hf1pf5j6

Miwa Sushi · Kobe, Hyogo

www.google.com



위치는 오사카-고베를 잇는 한신선 니시모토마치역(西元町)의 서쪽출구로 나오면 10초도 안 걸려 도착한다.
한신 전철이 아니더라도 JR을 이용할 경우에는 고베역(JR神戸), 고베시영지하철은 오오쿠라야마역(大倉山), 한큐선은 하나쿠마역(花隈)에서 하차하면 도보로 이동가능하다.
하버랜드에서도 거리가 멀지 않다.
걸어서 15분 정도?

외관이 화려하지는 않지만 오랜 기간 동안 자리를 지켜온 역사가 느껴진다.
실제 주방장님도 80대 정도의 할아버지로 몸이 안 좋으시거나 하면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부정기적으로 쉬시는 경우가 있다.
계산을 담당하시는 할머니께서도 70대 혹은 80대로 연세가 많으신데 늘 손님들에게 방문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시는 다정하신 분이다.



단품으로도 주문가능하지만 대부분의 손님들이 세트로 주문한다.
가격도 저렴하고 퀄리티 좋은 여러 종류의 초밥들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세트메뉴는 1,000엔짜리 A서비스와 800엔짜리 B서비스가 있다.
A서비스는 초밥 10피스, B서비스는 초밥 7피스가 나오고 오후 6시 이전에 주문했을 경우 서비스로 작은 우동이 딸려 나온다.
오후 6시 이후에는 우동이 딸려 나오지 않고, 가격도 200엔씩 추가되어 A서비스는 1,200엔, B서비스는 1,000엔이 된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 번 맛보게 되면 이 가격에 이런 훌륭한 초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다.
지금도 일본 맛집 평가 사이트 타베로그에서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곳이라 가격을 더 올리셔도 될 텐데... 요 몇 년 사이에 겨우 100엔 올리셨다🤣
다른 곳들은 최소 200~300엔씩 올랐는데.


내가 주문한 A세트.
구성은 그때그때 조금씩 달라지지만 대개 생선 위주의 네타이다.
거기다가 저렴이 초밥으로 유명한 계란초밥에 장어가 딱!

일본에서 '우마키'라는 명칭이 따로 있는 장어계란초밥은 저렴이 취급받는 계란초밥과는 달리 귀한 대접을 받는 초밥이다.
고급이라 전문점이 따로 있을 정도고, 웬만한 초밥집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그런 우마키를 이 가격에, 그것도 세트메뉴 안에 들어있다니 처음 이곳에 방문했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애초에 '우나기'라고 불리는 장어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몸값이 비싸기 때문에 대개 세트메뉴에는 붕장어인 '아나고'가 들어간다.)

또 이번에는 소고기 초밥까지 나왔다!
우마끼에 소고기라니...
내가 전생에 덕을 쌓았었나?😂

이곳 초밥의 특징은 네타가 두툼하고, 피스의 크기가 크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피스가 10개여도 다른 곳보다 배가 더 불러오는 편이다.
게다가 네타가 두툼하니 씹을 때 식감도 좋다.

6시 이전에 주문하면 나오는 우동. 시판면이라 우동 맛은 특별하진 않다^^; 따끈한 국물을 먹고 싶을때 좋다.
궁금해서 주문해 본 참새우 회 (くるまえび, 구루마에비).


딱 우리 자리가 참새우 어항이 보이는 곳이라 잔인하지만(!) 참새우 한 마리를 주문해 봤다.
어항에서 살아있는 참새우 한 마리를 꺼내 바로 조리해 주셨다.
새우야 미안🤣
한 마리에 600엔으로 여기서는 나름 비싼 몸이었다.

초밥과 회 중에 고를 수 있어 회로 골랐는데 머리 부분은 익혀주셨고, 몸통은 익히지 않은 상태였다.
식감이 쫄깃쫄깃하고 싱싱한 게 맛있었다.
다만 맛보기용으로 한 마리만 주문한 거라 깊은 맛을 더 느껴보기도 전에 입 안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쉬웠다😂



오사카를 여행하면서 근교여행으로 고베를 찾는 한국 관광객들이 많다.
특히 하버랜드에 가면 한국어가 많이 들리는데 대부분 하버랜드에 있는 磯のがってん寿司 (이소노갓텐스시)라는 초밥집에 많이 가신다.

쿠라스시와 마찬가지로 회전초밥집이지만 이소노갓텐스시는 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쿠라스시에 비해서는 가격도 좀 더 높고, 퀄리티도 나은 편이다.
그렇지만 '맛있는 초밥'이냐고 묻는다면... 좀 아쉽다.

회전초밥이라 원하는 대로 골라 주문할 수 있어 일부 생선을 아직 못 먹는 아이를 위해 자주 가긴 하지만 맛을 생각한다면 단연 미와스시의 압승이다.
다만 미와스시는 네타를 마음대로 고를 수 없는 세트 메뉴이기 때문에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게 한정적이라 주로 남편과 둘이 가는 편이다.

날생선을 잘 못 먹는 편이라면 이소노갓텐스시를,
날생선을 잘 먹는다면 무조건 미와스시를 추천한다!

추천한다고는 했지만 사실 많은 분들이 안 가셨으면 좋겠다ㅋㅋㅋ
내가 고베에 10년 사는 동안 찾은 초밥 최애 맛집이라 가뜩이나 쪼만한 가게에 손님이 늘어날까 봐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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